2014-11-14
◆ 주목받는 부동산 투자 2題 ◆
“지금 비행기는 LA공항을 이륙해 태평양 상공을 향하고 있습니다. 새로 가족이 된 ‘부동산114’ 직원들과도 좋은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금융이 만나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을 기대해 봅니다.” 2008년 3월 24일 ‘펀드 황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 후 서울행 비행기 안에서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일부다.
박 회장은 국내에서 주식형펀드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이미 부동산 전문 정보업체를 인수하면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에서 벗어나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로 투자영역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로부터 6년8개월이 지난 지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는 물론 해외 부동산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 출시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인사이트 펀드’로 타격을 입었던 미래에셋이 이제 부동산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의 ‘1750K 스트리트’ 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금액은 약 1200억원으로, 이 빌딩은 미래에셋이 지난 9월 최종 인수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입주 빌딩(1801K 스트리트) 건너편에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수한 ‘2250M 스트리트’ 빌딩까지 더하면 최근 1년 사이 워싱턴DC 오피스빌딩을 3개째 사들인 것이다.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의 미래에셋타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래에셋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은 1750K 스트리트 빌딩을 포함해 8건, 금액으로는 2조2700억원에 달한다. 투자 성과도 매우 높다. 2600억원에 매입한 푸둥 타워는 현재 업계 평가액이 1조원 이상으로 투자수익률이 300%에 육박한다. 2010년 900억원에 매입한 브라질 ‘파리아리마4440’ 오피스 빌딩도 현재 시장가격이 2000억원까지 올랐다.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엔저를 맞아 일본 부동산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부동산투자 부문 최창훈 대표 등이 현재 일본에 가서 투자대상을 물색 중이다. 미래에셋은 국내에서는 이미 부동산 시장의 거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004년 말 첫 투자한 ‘가락동 맵스송파타워’와 ‘대치동 퍼시픽타워’는 5년 만에 각각 누적수익률 235%와 211%를 기록하고 투자 펀드를 청산했다. ‘삼성동 엠타워’ ‘서린동 알파빌딩’ 등도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7년 3250억원에 매입한 ‘파인애비뉴A동’을 올해 4월 아제르바이잔 국부펀드에 4775억원에 매각해 약 1500억원의 차익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호텔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내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서울 광화문에 6성급 ‘포시즌 호텔’을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문을 연 동탄 신라스테이, 지난 4월 문을 연 경기도 판교 코트야드 메리어트 등도 개관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익을 내고 있다.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호주 시드니에 투자한 ‘포시즌’ 호텔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 고위관계자는 “해외 호텔사업의 경우 중국인의 흐름이 중요하다”면서 “호주 시드니에 이어 미국 하와이와 밴쿠버·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연안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부동산 투자는 내년 4월 자산운용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폐지를 계기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NCR는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이다. 현행 NCR 규제 체제에서는 운용사 해외법인의 투자금액이 모두 총위험액에 합산되면서 NCR가 낮아져 결과적으로 운용사의 해외 진출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NCR 규제 폐지는 금융투자산업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규제 완화”라며 “이를 계기로 해외 인수·합병(M&A)과 대체투자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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