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0
저금리 시대 새 투자처로 주목받던 부실채권(NPL) 시장의 수익률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부실채권 투자 금융회사들의 증가하면서 경쟁은 격화된 반면 부실채권 물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던 NPL 시장이 정체기로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각된 주요 은행의 부실채권 낙찰가 비율이 대부분 90%를 상회했다. 부실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팔린 셈이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회수가 불확실한 대출 채권을 말한다. 은행들은 보통 대출금액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채권을 팔거나 회계상 손실로 처리한다. NPL 투자사들은 부실채권을 사와 채권 담보 처분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김수기 우리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시장 내 경쟁이 심해지면서 연 10%대를 유지하던 부실채권 투자수익률이 올 들어 5%대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존 NPL투자 전문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나 대신에프앤아이(F&I) 이외 신규 투자자들이 속속 NPL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여신업체였던 화인자산관리와 외환F&I가 올 초 NPL 투자 전문회사로 전환했고 굿플러스자산관리 등이 새로 진입했다. SBI저축은행, OSB저축은행(옛 오릭스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들도 새롭게 참여해 사업기회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1위 유암코의 점유율(입찰매각시장 기준)이 2011년 47.0%에서 지난해 37.7%까지 떨어지는 사이 국민연금 등의 점유율은 16.2%에서 28.8%로 올랐다.
김 연구원은 "부실채권 투자는 금융회사의 일반여신업무에 해당돼 일정 요건 충족해 등록한 후 사업을 할 수 있다"면서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시장참여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시장에 나오는 NPL 물량은 정체돼 있는 상태다. 2011년 7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은행의 NPL 매각 물량은 올 상반기 2조1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은행권 물량은 국내 NPL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4분기 집중적으로 은행권이 부실채권을 팔아 올해 전체 매각 물량은 약 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은행건전성 강화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해 공급물량이 늘 수도 있지만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NPL 투자회사의 실적도 악화됐다. 유암코는 올 3분기까지 6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1109억원)보다 42% 가량 줄었다. 유암코 관계자는 "작년부터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증가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부실채권 투자사들이 다양한 유형의 부실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 연구원은 "현 부실채권 투자사들은 담보부실채권과 같은 저위험 투자에만 집중돼 있다"면서 "기업부실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등의 투자대상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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