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15조 리츠산업, 작년 공공임대개발리츠가. 대부분.업계직원들은 고전.‘내실 성장’ 기하려면.산업별 전문화.해외진출등상품다각화 필요

Bonjour Kwon 2015. 1. 16. 07:45

2015-01-16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총 자산 규모가 15조원에 근접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총 98개 리츠가 14조9000억원(펀딩 완료기준)의 자산을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 말 자산(11조8000억원) 대비 26.3% 증가하 것이다. 또 지난 2004년 1조원 시대를 연 지 10년 만에 15배 성장했다.

 

     리츠산업의 이런 외형적 성장은 박수받을만 하다.

 

 그러나 업계에 몸 담은 직원들은 점점 움추려들고 있다. 일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오랜 기간 투자자산을 발굴하지 못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이다. 리츠 운용인력들은 짐을 싸 부동산펀드업계나 부동산신탁회사로 옮기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리츠협회가 지난해 리츠 전문인력을 교육해 150명을 배출했으나 취업에 성공한 이는 많지 않다고 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꼴이 된 것이다. 왜 그럴까. 지난해 자산 증가의 대부분을 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리츠가 기여했다. LH는 공공임대개발전문리츠 1호(사업규모 1조5310억원),2호(6945억원),3호(1조5000억원)를 선보였다. LH가 공공임대 주택을 건설해 운영하는 사업을 벌이면서 리츠라는 비히클(Vehicle)을 활용한 것일뿐 일자리를 창출하는 실체형 리츠(자기관리리츠)나 AMC 설립은 지난해 거의 끊기다시피했다. 자기관리리츠나 AMC를 제외한 리츠는 서류상 ‘페이퍼컴퍼니’다.

 

 리츠업계는 텃밭인 오피스빌딩 분야에서 외국계자본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1∼2년 새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계 자본이 최고 매매가격을 제시하면서 국내 오피스빌딩을 장악해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업계는 국내 오피스빌딩 거래만 선호하고 있다. 사업 발굴이나 기관 투자자 모집이 익숙하다는 이유이서다. 지난해 리츠 자산 중 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7.8%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리츠업계도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통·항만· 물류·호텔 등 부동산 수요가 새롭게 많아지는 산업분야를 연구해 상품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해당 산업 지식에 해박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게 필수 과제다. 업계의 한 투자운용인력은 “딜 소싱을 하려면 해당 산업의 인프라와 환경, 투자여건을 잘 알고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외부 산업전문가 충원하면 회사 내부에 학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츠업계 경영진들은 고임금 등을 우려해 신산업 전문가 영입해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해외 부동산시장 진출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걸음마에 가까워 좀 더 과감한 진출 전략을 정비할 때다. 제이알투자운용이 지난해 일본 부동산을 인수하기 위해 내놓은 제이알글로벌제1호위탁관리리츠가 국내 첫 해외투자 리츠다. 국내 리츠업계의 맏형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자산이 7조원 내외에 이르지만 해외 투자 사례가 없다.

 

 마침 리츠협회가 올해 아젠다로 ‘상품 다변화’와 ‘해외시장 개척’을 내놓았다. 리츠협회는 16일 신년인사회 겸 정기 총회를 열고 올해 ‘상품다변화특별팀(TF)’과 ‘해외부동산투자TF’를 상시기구로 가동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리츠회사는 부동산을 다루지만 결국 사람 손에 의해 운영된다. 리츠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창의적 상품을 발굴할 이가 절실하다. 업계가 ‘상품 다변화’와 ‘해외시장 진출’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 한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원정호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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