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국민연금, 2년만에 PEF 출자…상반기만 1조6500억.운용사 자금조달 숨통, 평판·자존심 경쟁도 치열

Bonjour Kwon 2015. 3. 9. 09:59

2015.3.9  머니투데이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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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년만에 PEF 출자…상반기만 1조6500억
국민연금이 올해 PEF(사모투자펀드)와 벤처캐피탈 운용사에 1조8000억원을 출자한다. 이 중 상반기 출자 규모만 최대 1조6500억원에 달한다. 2년만의 출자인 만큼 신속한 자금 집행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 상반기 국내 대체투자분야 위탁운용을 위해 오는 5월15일까지 일반 PEF 운용사 3곳과 그로쓰캐피탈(성장단계 기업의 신수종사업 투자) PEF 운용사 4곳을 선정해 각각 7500억원, 4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또 인프라·원자재·IT(정보기술) 등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섹터펀드 운용사도 5곳을 선정, 5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섹터펀드 운용사 선정은 연말까지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고 투자건별로 심사·선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익률과 운용사간 경쟁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출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오는 7월 중에는 15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운용사(5곳) 선정에도 나서 올 한 해 총 1조8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PEF 출자 계획은 2013년 6월 이후 21개월만이다. 국민연금은 당시 MBK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보고인베스트먼트(보고펀드)·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등을 1조원 규모의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자금을 출자했지만 같은 해 11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취임하면서 신규 출자가 전면 보류됐다.

국민연금의 출자 보류로 대다수 연기금·공제회도 신규 자금집행을 미루면서 지난해 국내 PEF 운용사에 대한 출자는 2013년의 1/3 수준(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보고펀드의 LG실트론 투자 실패도 업계를 위축시켰다.

국민연금이 올 상반기 대규모 출자를 재개하면서 그동안 자금조달에 애를 먹었던 PEF와 벤처캐피탈 운용사에선 화색이 도는 분위기다. 연초 우정사업본부와 행정공제회가 해외 블라인드펀드 운용사 선정에 나선 가운데 사학연금·군인공제회 등도 이르면 올 2분기 중에 위탁운용사 출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공제회 가운데 운용자산이 가장 큰 교직원공제회도 올해 국내 대체투자 규모를 1조원 늘리기로 확정하고 운용사 출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일반 PEF와 그로쓰캐피탈 PEF, 벤처펀드에 대한 출자비율을 펀드별 총액의 50%~60% 이하로 제한한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PEF들이 신규 모집할 수 있는 자금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에서 2500억원의 자금을 받은 PEF의 경우 국내외 다른 연기금에서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출자 받아 펀드를 조성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운용사 선정은 부문별로 중복 지원이 불가능한 만큼 운용자산 규모가 비슷한 PEF들이 각축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PEF당 출자 규모가 2500억원으로 가장 큰 일반 PEF 부문의 경우 2년 전과 같이 대형 PEF 운용사간 경쟁이, 출자규모가 1000억원 범위인 그로쓰캐피탈 부문의 경우 중소형 PEF와 벤처캐피탈간 경쟁이 예상된다.

2013년 선정 당시 PEF 부문 운용사로는 MBK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보고펀드 등 3곳이, 그로쓰캐피탈 부문에는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프리미어LLC·루터어소시에잇·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등 4곳이 선정됐다.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2년 만에 단행하는 출자인 만큼 실제 자금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판과 자존심을 의식한 경쟁도 치열한 분위기"라며 "2년 전 선정 과정에서도 최종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했던 만큼 이번에도 긴장감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