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스) 2015.03.17
리츠 시장 폭풍 성장.. 마땅한 재테크 수단 부재 매년 배당률 7~8% 기록 다른 상품보다 수익 높아
아직 성장 속도 느려.. 국내 도입 13년 지났지만 1년 뒤늦은 싱가폴 밑돌아 관련법 국회 통과가 시급
목돈이 없어도 부동산투자가 가능한 '리츠(REITs)'가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츠는 주식 또는 수익증권으로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이다. 기준금리 1%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2년간 리츠 수익률은 회사채의 2배, 예금 금리의 3배 이상을 시현했다.
■국내 리츠시장, 15조 돌파
17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71개사, 시장 규모 9조5000억원이던 리츠는 지난해 말 98개사, 15조원으로 급성장했다. 2년 만에 회사수는 27개가 늘었고, 몸집(시장 규모)은 58%(5조5000억원)나 불었다.
김관영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올해도 임대주택 리츠의 설립과 자산관리회사 및 자기관리리츠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2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리츠 시장이 폭풍 성장한 배경에는 '마땅한 재테크 수단이 없다'는 저변 인식과 다른 투자 대상 대비 높은 수익률이 자리하고 있다.
2002년 도입 이후 리츠 평균 배당률은 매년 7~8%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에도 7%의 준수한 배당 수익률을 나타냈다.
회사채와 예금, 리츠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리츠 도입 이후 10여 년간은 평균적으로 회사채의 1.5배, 예금금리의 2배 차이를 보였다. 저금리 기조가 시작된 2012년 이후에는 회사채의 2배, 예금금리의 3배 이상으로 수익률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유사 투자처인 부동산 펀드와 비교해도 수익률은 월등하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펀드 11개의 지난 1년 평균 수익률 -2.71%, 2년 -7.01%, 3년 -11.02%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1.75%로 하향 조정되면서 향후 리츠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이 리츠에 투자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국내 주식시장의 상장 리츠 주식을 사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리츠회사는 케이탑리츠, 트러스제7호, 코크렙15호, 광희리츠, 이코리아리츠 등 5개사로 주가는 2000~5000원 선이다. 그러나 이중 광희리츠와 이코리아리츠는 최근 배임혐의 발생과 실적 부진 등으로 거래가 정지되는 등 투자에 앞서 회사의 개별 이슈나 재무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모 리츠에 청약해 투자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국회에 발목 잡힌 한국 리츠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느린 편이다.
부동산 리츠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30여개국에 도입돼 상장 시총이 약 135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장 리츠가 2000억원(5개)을 밑돌고 있는 반면 한국보다 1년 일찍 리츠를 도입한 일본은 88조원(45개), 1년 늦게 시작한 싱가폴은 49조원(26개), 2년 늦은 홍콩은 20조원(6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리츠 업계는 이같은 원인을 설립회사의 형태, 최저 자본금, 업무영역, 자금조달원, 세제 혜택 등의 규제 때문으로 보고, 부동산투자회사법의 리츠 등록제, 배당자율화 등의 법률 개정을 적극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과 올초 국회 문턱에서 리츠 관련법은 연거푸 좌절됐다. 리츠 관련 법안은 4월 임시국회로 또 이월됐다.
국회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이른바 부동산 3법에만 매달리면서 리츠 관련법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게 리츠 업계의 성토다.
김 회장은 "규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의 리츠 산업은 다른 나라보다 뒤쳐지고 있다"며 "관련법이 통과해 성장 발판이 마련되면 수년 내 국내 리츠 운용자산은 50조원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