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멀티에셋펀드

"소송에 투기하는 헤지펀드"? 대기업과 대형 로펌이 주도하는 계약분쟁과 특허권 침해 소송 등에 자금을 지원하고 수익금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

Bonjour Kwon 2015. 3. 19. 20:03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소송의 승패에 따라 이익금이 결정되는 '소송 투기'에 뛰어드는 헤지펀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많은 이익을 원하는 투자자들과 더 많은 소송을 원하는 대형 로펌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헤지펀드들이 너도나도 소송 투기에 뛰어들면서 일각에서는 소모적인 법정 다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기반의 대형 소송 금융 회사인 '버포드 캐피털'은 지난해 수익이 전년보다 35% 오른 8천200만 달러, 영업이익은 43% 급증한 6천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회사는 주로 대기업과 대형 로펌이 주도하는 소송에 자금을 지원하고 수익금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윤을 내고 있다. 이 회사와 협업한 유명 로펌에는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 킹 앤드 스폴딩, 레이섬 앤드 왓킨스 등이 있다.

 

호주 기반의 소송 금융 업체인 '벤담 IMF'는 지난해 계약분쟁과 특허권 침해 소송 등 10건의 소송에 자금을 댔으며, 1년간 미국에서 거둬 들인 총수익이 3천100만 달러, 순이익은 1천7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벤담 IMF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랄프 서턴은 "지난해 새로운 투자 기회가 가파르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소송 금융 산업이 계속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USCC)의 리사 리카드 법률개혁연구소장은 "소송 금융 산업은 소송 도박의 정교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리카드 소장은 이로 인해 "소송이 늘어나고 소송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합의금이 증가하고 때로는 부패 행위가 개입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거대 정유업체인 셰브론을 상대로 한 에콰도르 주민 3만명의 환경오염 관련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들었다. 이 소송에는 버포드 캐피털이 4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에콰도르 대법원은 2012년 셰브론에 95억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미국 법원은 에콰도르 재판에서 판결문 조작, 뇌물 수수 등이 확인됐다며 에콰도르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