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멀티에셋펀드

국민연금 노린 헤지펀드 `서울상륙작전` "국민연금 1조원 투자금 유치하자"…외국계운용사 잇달아 사무소 열어

Bonjour Kwon 2015. 9. 15. 08:49

 

 

2015.09.14

 

국민연금이 올해 말 1조원 규모 사상 첫 헤지펀드 투자를 앞두면서 외국계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사 3곳이 최근 잇달아 한국에 사무소를 열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큰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에서 헤지펀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헤지펀드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를 노린 해외 운용사들의 한국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간접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팸코(PAAMCO·Pacific Alternative Asset Management Company)'가 이달 중 기획재정부에 사무소 개설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팸코는 이미 지난달 말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 사무소 개소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한국사무소 대표는 미국 종합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버먼 출신 안정우 씨가 맡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본사를 둔 팸코는 2000년 설립된 독립계 재간접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다. 운용과 자문을 합한 총자산 규모가 160억달러(약 19조원)로 글로벌 10위권이다. 서울사무소는 국내 마케팅 기능은 없고 한국 시장 리서치를 수행한다. 미국 본사,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시아 사무소와의 의사소통 역할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우 대표는 "팸코는 'Value at Risk'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필립 조리온 박사가 최고위험관리자(CRO)로 근무할 정도로 리스크 관리를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헤지펀드 운용사"라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한국 주요 기관들이 최근 헤지펀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이 서울 여의도 Two IFC 빌딩에 서울지사를 개설했다. 스카이브리지는 7월 말 기준 자문·운용 자산 136억달러(약 16조원)를 보유한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회사다.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매년 5월 세계 최대 대체투자 콘퍼런스인 '스카이브리지 대체투자 콘퍼런스(SALT)'를 개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카이브리지와 팸코에 이어 미국 시카고에 소재한 '그로브너캐피털'도 연내 한국사무소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브너는 운용 자산 규모가 올해 4월 말 기준 505억달러(약 60조원)로 글로벌 5위 안에 들어가는 초대형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사다.

 

업계에서는 한국 연기금들의 헤지펀드 투자가 이제 막 확대되는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다른 해외 운용사들도 한국 시장에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 선정 자문기관 머서를 통해 이르면 다음달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사 3~4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외국계를 중심으로 주요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 발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위탁운용사가 선정되면 이르면 오는 11월 첫 헤지펀드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간접 헤지펀드는 헤지펀드 5개 이상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민연금은 투자 안정성 측면에서 첫 헤지펀드 투자를 재간접 펀드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헤지펀드 투자 규모는 전체 운용자산 500조원의 약 0.2%인 1조원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헤지펀드가 포함된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 10%에서 향후 5년 안에 15%까지 높일 계획이기 때문에 헤지펀드 투자 규모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대체투자가 그동안 대부분 해외 부동산이나 인프라스트럭처 등 고정자산에 쏠렸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 때문이라도 앞으로 헤지펀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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