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조원 NPL시장…금융당국 손놓은 ‘사각지대’
관리자 | 2014.12.05
[경제투데이 김일권 기자] 부실채권(NPL) 투자시장의 규모가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시장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리부실 논란이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투자 열기가 확산되고 있어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언론사마다 NPL시장 규모에 대한 보도가 달라 투자자들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했다는 보도가 있는가 하면 일부 언론들은 그 절반 수준인 6조2000억원이라고 주장하는 등 제각각이었다.
이 같은 혼란은 NPL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을)대손상각할 경우에는 금감원에 신고해야 하지만 NPL시장에서 매각할 때는 그런 규정이 없다”며 “(감독당국이)은행들에 자료 요청만 하면 얼마든지 통계를 낼 수 있지만 아직 그런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에 확인해 본 결과 NPL시장을 담당하는 부서도 정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 규모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유한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파악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NPL시장에 나오는 물량에 대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은 NPL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증권(ABS) 규모가 전부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입찰을 진행할 때마다 발표한 자료를 일일이 확인하거나 NPL 매각 때 자문을 담당하는 회계법인을 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회계법인은 고객사의 정보 보호를 이유로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투자 과열에 따른 피해가 우려돼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NPL 투자로 인해 금융피해가 발생했다는 사례는 들은 적이 없다”면서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감독 당국이 최소한 규모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어 말했다.
2014.08.14 1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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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 증권사등 적극 진출에 수익성도 높아 갈수록 경쟁치열
투자일보 강세준 기자 =부실채권(NPL) 전문 투자업계가 제2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참여 업체들의 몸집도 급속히 비대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NPL 과잉 투자를 경계하는 경고성 지도에 나서는 등 열기 식히기에 나섰지만 대세를 꺽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 와중에 NPL 투자업계 선두주자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조만간 2000억원대 규모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어서 업계 참여자들의 경쟁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유암코는 지난 7월에도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14일 NPL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유암코는 9월쯤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키로 하고 최근 대표 주간사 선정에 나섰다. 아직 구체적인 발행조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3년물 2000억원으로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한 자금 중 일부는 9월 만기도래하는 공모 회사채를 상환하고 일부는 운용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유암코가 이처럼 실탄 마련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저축은행, 증권사 등이 NPL시장 적극 참여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선두주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몸집 불리기로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이 NPL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암코는 지난 2011년 942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유암코는 국내 NPL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로, 관련 채권을 가장 많이 인수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NPL 영업 기반이 어느 회사보다 안정적이다. 유암코 회사채 신용등급도 AA급이다.
외환F&I(전 외환캐피탈)는 지난 2011년 332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012년엔 234억원의 손실을 봤고, 지난해에는 무려 4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신금융 분야를 정리하고, 올해 초부터 NPL시장에 뛰어들면서 올 1분기(1~3월)에 1200만원의 순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신증권이 올해 초 인수한 '대신F&I(전 우리F&I)'는 쏠쏠한 수익을 올리며 대신증권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대신F&I의 순이익은 2011년 431억원,2012년 462억원, 2013년 491억원 등 매년 4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시장 전망은 객관적인 상황상 밝을 수 밖에 없다.
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부실채권을 정리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권고기준(바젤Ⅲ)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로 NPL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실채권이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회수가 불확실한 대출 채권을 가리킨다. 은행들은 보통 대출금액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채권을 팔거나 회계상 손실로 처리한다. 반면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금융회사들은 채권 담보 처분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올 6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5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6000억원 가량 늘어났고, 지난 2009년 말(16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부실채권 증가와 함께 은행이 부실채권 매각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은행의 부실채권 매각규모는 2009년 4.6조원, 2010년 6.4조원, 2011년 7.4조원, 2012년 6.8조원, 2013년 6.2조원 등으로 4년간 31조4000억원에 달했다. .
이처럼 부실채권시장이 짭짤한 수익원으로 떠오르자 저축은행, 증권사 등이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NPL 시장을 좌우해왔던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시장점유율(입찰매각 시장 기준)은 2011년 47.0%에서 지난해에는 37.7%까지 떨어졌다.
반면 국민연금과 저축은행·증권사 등의 가세로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동안 16.2%에서 28.8%로 치솟았다.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투자규모는 지난해 9월말 현재 무려 915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NPL투자 확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자 최근에는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불안정한 국내외 경제여건 및 NPL 시장의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할 때 NPL 수익률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저축은행의 NPL 투자와 관련해 과도한 쏠림현상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NPL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지만, 당국의 지도로 최근에는 몸을 사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저축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보며 주춤거리는 사이에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자본경쟁력을 무기로 NPL 시장에서 확실한 영역확보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강세준 기자 ksj@inves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