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8
CEO
건설 '우방' 브랜드로 합쳐…비슷한 업종 계열사는 통합
은행 차입금 상환에 주력…더 이상 큰 욕심 안낼 것
‘태풍이 지나간 들에도 꽃은 피고, 지진으로 무너진 땅에도 맑은 샘물은 솟아 오른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에서 주택사업을 하는 우방이 작년부터 내보내고 있는 TV 광고의 첫 대목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60·사진)이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라디오 방송극 ‘절망은 없다’의 주제가에서 직접 따왔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꿋꿋이 이겨내고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지난 10여년간 덩치를 키워온 SM그룹이 요즘 ‘무차입 경영’을 목표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규모가 큰 기업 인수는 당분간 자제하기로 했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은 하나로 묶어 합치기로 했다.
◆신창건설·진덕산업 흡수합병
우 회장은 최근 서울 당산동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회사 규모가 많이 커져 내실 다지기에 나설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무차입 경영을 선포할 예정”이라며 “더 이상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건설업을 기반으로 하는 SM그룹은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등 상장사 두 곳을 포함,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3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SM그룹은 그동안 해운(대한해운), 화학(티케이케미칼), 알루미늄(남선알미늄), 섬유(경남모직), 건전지(벡셀), 고속도로 선급전자카드(하이플러스카드) 등 ‘우후죽순’ 사업 영역을 넓혔다. SM그룹의 자산총액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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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을 하나로 묶어 합칠 계획이다. 그룹의 중심축인 건설은 신창건설, 진덕산업을 우방산업에 흡수 합병시킨다. 삼라건설은 우방건설로 이름을 바꿔 ‘우방’ 브랜드로 건설 부문을 통합한다. 2~3년 뒤에는 우방산업과 우방건설까지 하나로 합칠 계획이다.
올해 인수한 판유리 가공업체 제일지엠비, 타일 제조사 케이티세라믹 등을 기존 계열사에 합병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M그룹은 계열사 숫자를 줄이는 대신 사업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작년 8527억원)을 올린 티케이케미칼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칩, 폴리에스테르 원사, 스판덱스 원사 등 3개 품목으로 이뤄진 사업부문을 장기적으로 10개 품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건전지 사업을 하는 벡셀은 생활형 제품을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무차입경영 선포”
우 회장은 평소 “사업 영역이 폭넓어야 경제상황 변화에 크게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는 지론을 펴왔다. “SM그룹의 주력사업이 뭔지를 묻지 말아 달라”고 말할 정도로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자산규모가 1조4000억원(작년)인 대한해운을 품은 뒤에는 우 회장의 생각이 바뀌었다. 대형 기업을 인수하고 난 뒤 어려움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한해운은 이미 부실을 상당히 정리했기 때문에 올해 10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일부 계열사는 적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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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은 당분간 은행 차입금을 갚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남선알미늄은 업황이 좋은 자동차 사업부를 떼어내 내년 이후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돈은 남선알미늄 차입금(9월 말 기준 825억원)을 갚는 데 쓸 계획이다.
남선알미늄 자동차 사업부는 올해 1~3분기 매출 1167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우 회장은 “다른 계열사들도 버는 돈을 차입금 상환에 우선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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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주년 기획] 당대 매출 1조클럽 기업가 | (13) 우오현 SM그룹 회장…건설 ‘마이다스의 손’ 해운에서 다시 한번
최초입력 2014.09.29
1953년생/ 광주상고/ 광주대 건축공학과/ 조선대 교육대학원 석사 / 1988년 삼라건설 설립/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우방, 대한해운, 동양생명과학 인수/ SM그룹 회장(현)
미국에서 병원을 차려 성공해 꼭 초청장을 보내겠다던 형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민 갈 계획에 고교 졸업 후 대학도 다니는 둥 마는 둥 했던 그였다. 반년 이상 오매불망 편지함만 바라봤다. 오지 않는 초청장을 두고 더 이상 기다리기엔 열아홉 청년의 피는 너무 뜨거웠다. 뭐라도 해보자 싶었다. 그렇다고 딱히 아는 것도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계란이었다. 동네 인근 양계장을 가 봤더니 병아리만 잘 키워도 닭고기는 물론 계란을 팔 수 있어 1석 2조란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고민할 때 나는 행동한다’는 신념의 그는 그길로 양계장에서 얻어온 병아리 십여 마리를 키워 봤다. 의외로 빠른 시일 내에 닭으로 자랐다. 계란도 쏠쏠한 이익이 됐다. 이때의 양계업은 그가 오늘날 매출 2조5000억원대 회사 회장이 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 우오현 SM그룹 회장(61) 얘기다.
“일부 언론에서 닭장수란 표현을 써서 억울합디다. 양계업도 1970년대엔 사장 소리 듣는 규모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좋은 품종의 병아리를 키워 적기에 닭고기, 계란을 생산, 판매하는 건 제조업과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처음 양계업을 할 때만 해도 ‘이러다 이민 못 가는 거 아니냐’고 마음 졸였습니다. 그런데 양계업 규모가 점점 커지니까 나중엔 생각이 바뀌더군요. 사업에 재미가 붙습디다. 결혼하고 둘째 아이가 태어날 즈음 미국에서 초청장이 날아왔어요. 그때는 오히려 제가 사업하는 게 더 좋다며 안 가기로 결정했지요(웃음).”
양계업은 그의 말대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자리가 잡혔다. 20대 중반부터 여유가 생기면서 대학(광주대 건축공학과) 졸업 후 내친김에 조선대 교육대학원도 다니고 집도 장만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좀 더 넓은 집을 찾던 1970년대 후반, 당시 광주 시내에 2층 양옥집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었다. 당시 자녀들을 많이 낳던 때라 이웃들도 좀 더 크고 깨끗한 집을 원하는 눈치였다.
그럴 바에 우 회장은 아예 층수를 높여 여러 가구가 사는 빌라를 지으면 더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었다. 목수를 불러 계획을 얘기하고 광주 일대 자투리땅에 빌라를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아파트에 입주하고 싶지만 여력이 없는 이들이 맨션, 빌라 등 다가구주택을 찾았다. 처음에는 6~8가구짜리 단일 빌라를 짓다 점차 대단지 빌라로 덩치를 키워 나갔다.
점점 사업 규모가 커지자 본격적으로 아파트 건설에 도전하고 싶었다. 1980년대 들어 전두환정부가 주택 5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는가 하면 노태우정부 들어 또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이 수면 위로 떠오르던 시절이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알아봤더니 종합건설사 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법인도 만들어야 했다. 1988년 지금 SM그룹의 효시가 된 삼라건설은 이렇게 출범했다. 우 회장이 당시 우리나라 나이로 36세 되던 해였다.
왜 회사명을 삼라라고 지었을까.
“불교 집안이라 불경을 접할 일이 많았습니다. 기업이란 게 결국 하나의 우주인데 그 말을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삼라만상 아니겠습니까. 처음엔 ‘삼라만상’이라 하려다 줄여 삼라건설로 지었습니다. 지금의 SM은 삼라만상에서 영어 이니셜을 따온 것입니다.”
법인 설립을 마칠 무렵 광주 일대에도 아파트 붐이 크게 불었다. 우오현 대표가 이끌던 삼라건설도 승승장구했다. 분양만 하면 다 팔리니 ‘마이다스의 손’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당시 아파트 브랜드 이름 뒤에 영어를 쓰는 게 유행이었던 터라 우 대표도 삼라 뒤에 ‘마이다스’를 붙여 아파트 브랜드로 내놨다. 처음엔 광주에서만 볼 수 있었던 삼라마이다스아파트는 점차 영역을 넓혀 전라도 일대로 뻗어 나갔다.
사업이 잘돼도 늘 미래는 불안해 보였다. 우 대표는 다른 건설사들은 어떻게 하는지 찬찬히 눈여겨봤다. 분양이 잘되니까 무리해서 택지를 빚으로 사 놓고 분양대금이 들어오면 갚곤 했다. 그러다 보면 위기가 왔을 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삼라건설은 아파트를 지으면서 자사 보유분을 일정 비율 반드시 유지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그래야 평소엔 임대소득을 올릴 수 있고 위기가 왔을 때도 크게 손해 보지 않고 팔 수 있겠다 싶어서다.
1990년대 중반 경기가 과열되나 싶더니 결국 한국에 IMF 외환위기가 닥쳐왔다. 건설사들 부도가 잇따랐다. 하지만 미리 대비를 해놨던 삼라건설은 이 시기가 오히려 수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각 건설사들이 보유했던 수도권 택지들을 헐값에 시장에 내놨는데 이 땅을 하나둘 인수한 덕에 삼라건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천, 용인, 구리 등 수도권은 물론 서울 시내에도 삼라마이다스아파트를 내놓을 수 있었다.
“부동산 사업이란 게 참 희한해요. 냉온탕을 수시로 오가거든요. 목수들을 꾸려 빌라부터 지어봤기 때문에 밑바닥 생리에서 오는 촉감이 있어요. 인부들 수급 상황이나 철근, 시멘트 값, 자재 업체들 동향, 분양열기 등을 보면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광풍이 불지, 냉각기로 접어들지 감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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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계열 우방이 지난 5월 대구신서혁신도시 인근 동구 괴전동에서 분양한 351가구 규모의 ‘안심역 우방아이유쉘’은 계약 1주일 만에 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후 좋은 땅 가진 건설사만 인수
동양생명과학 인수로 헬스케어 사업진출
‘고용보장·흑자전환 시 성과급’ 노조 달래
그는 사람들이 그동안 별로 주목하지 않은 지역에까지 분양 열풍이 불면 그건 꼭지에 가까워진 때라고 봤다. 2000년대 초반 경기도 구리 분양 열기가 그랬다. 물론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이라 입지가 나쁘지 않긴 했지만 가격이 분양가 외에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2004년부터 사실상 아파트 사업을 접다시피 했다.
이후부터 SM그룹의 역사는 M&A(인수합병)란 단어 없이는 설명이 안 된다.
“IMF 외환위기 전까지 이름을 날리던 회사들이 어려워지면서 하나둘 시중에 매물로 나오는데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의 흥망사를 면밀하게 분석해 봤습니다. 회사를 새로 만들어 키우는 것보다 좋은 매물을 가려내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게 답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때 좋은 매물이란 성장 가능성은 있는데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회사, 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회사, 회사 내 자산이 많은 회사를 뜻합니다. 그동안 분양대금으로 쌓였던 현금이 인수할 때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첫 M&A는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이다. 삼라건설이 주로 아파트 분양에 강했다면 진덕산업은 강남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자유의다리-판문점 간 도로공사 등 기반시설과 대형 건축물을 주로 다뤄온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후 내리 3년간은 제조업에 눈길을 줬다. 건전지 브랜드로 유명한 벡셀, 화학회사 조양, 유리·건설자재회사인 경남모직, 알루미늄 전문업체 남선알미늄, 스판덱스·화학섬유업체 티케이케미칼 등이다.
매출 1조원 돌파 시점도 이즈음이다. 특히 티케이케미칼 인수가 결정적이었다. 2008년까지만 해도 매출액 6000억원대였던 SM그룹은 매출액 8000억원대 티케이케미칼이 한 식구가 되면서 그해 가뿐히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이 전부 물 흐르듯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건설사 DNA를 갖고 있는 회장이 제조업체 DNA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노조원들의 반감이 피인수 기업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회사를 인수할 때마다 제일 먼저 노조원들과 직접 만났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얘기를 꺼내며 일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유휴인력을 정리해고 하지 않고 자회사를 만들어 재배치를 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고용보장을 하겠다, 이익이 나면 직원들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신신당부했지요.”
반신반의하던 노조원들은 우 회장의 약속 이행 여부를 지켜보기로 했다. 티케이케미칼은 인수 1년 만에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 내는 회사로 전환했고 남선알미늄 역시 인수 2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우 회장은 잊지 않고 이익이 날 때마다 성과급 지급으로 화답했다.
이후엔 시중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 인수에 열을 올렸다. 우방건설(현 우방), 신창건설, 학산건설, 산본역사 등을 줄줄이 사들였다. 이미 삼라건설, 진덕산업이 있는데 왜 또 건설사를 그리 인수한 걸까. 그는 “건설사 면허보다 건설사들이 보유한 자산, 그중에도 기업용지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우방건설을 예로 들면 우 회장은 매물로 나온 이 회사가 보유한 토지가 대구, 경북 쪽 사업성 높은 곳에 퍼져 있는 걸 실사를 통해 알게 됐다. 그는 “회사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갖고 온 뒤 회사 보유분 토지를 전수조사한 후 이 토지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다. 대구, 경북 지역은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공급이 없어 분양 사업에 나섰더니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SM그룹에서 올해 내놓은 신규 분양 아파트만 전국 1만가구가 넘는다.
“또다시 역발상 전략을 쓴 겁니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저희는 집중적으로 아파트 건설에 착수한 결과 최근 3년간 내놓은 물량들이 대부분 소진되고 있습니다.”
우 회장의 M&A에 대한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해운업계의 대어로 꼽히던 대한해운을 품에 안더니 올해 초엔 동양생명과학마저 한 식구로 이름을 올렸다.
우 회장은 “대한해운은 매출액은 5000억원대지만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등에 20년 동안 원자재 운반 장기계약을 해놔 영업이익률 최하 8%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양생명과학은 강원도 천혜의 금진온천수를 바탕으로 호텔, 질병 치료, 화장품, 건강식품 개발 등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했다”고 소개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지난 10년간 매출액 100억원 이상 되는 계열사만 10여개를 사 모았는데 혹여 배탈이 나는 건 아닐까.
“그룹 부채비율이 150%대에 불과합니다. 최근 인수한 대한해운도 부실자산을 정리했더니 매년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갖다주는 효자 계열사가 돼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매출·자산 5조원대, 무차입 경영에 도달해보는 겁니다. 앞으로는 영업이익률 3% 이상 되면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덜한 안정적인 회사들이 M&A 타깃이 될 겁니다.”
우 회장은 지속가능한 경영에도 관심이 많다. SM그룹엔 현재 우 회장의 첫째와 셋째 딸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유일한 박사 재단처럼 ‘소유와 경영의 분리’ 승계 방안에 대해 관심이 많다 했다. 삼라희망재단을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룹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해 보려고 합니다. 재벌 대기업을 흉내 내기보다 강한 중견기업의 모범 사례로 SM그룹이 커 나가도록 자녀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후배 기업인들에게 “불광불성(不狂不成·미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의 신념을 갖고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우오현 회장이 제시하는 ‘쪽방촌 문제 해결 방안’
기업들 재능기부·정부 규제완화로 해결 가능
우오현 회장은 중견기업연합회 출범식 때 자신이 심사숙고한 쪽방촌, 지방 유학생 숙소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전국 쪽방촌 가구 수는 약 2만5000가구, 서울은 5000가구 정도 된다. 그들에게 33㎡(10평)짜리 임대아파트를 지급하는 것이다. 서울시를 예로 들면 각 구청에서 약 660~1650㎡(200~500평) 규모의 남는 땅 혹은 쪽방촌 자리에 용적률 1000%만 적용하면 각 구청 내 200가구짜리 아파트를 만들 수 있다. 땅값 등의 재원은 국민주택기금 19조원 중 4조원 정도만 쓰면 된다. 건축비는 SM그룹 등 중견기업연합회 소속 기업들이 이익을 보지 않고 재능기부하는 선에서 책정하면 가구당 2000만원이면 짓는다. 소외계층은 융자 포함 2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입주가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지방 유학생들의 기숙사도 지을 수 있다는 게 우 회장 생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5분가량의 우 회장 브리핑을 듣고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그 자리에서 원스톱 규제완화 실행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최근 만난 그는 시무룩했다.
우 회장은 “국토해양부, 서울시 등 관련 부처 공무원들과 토의를 했지만 이런저런 사정, 법적 근거 미비 등 점점 어렵다는 식으로 결론이 흐르는 분위기다. 그래서 민간 영역에서 무상으로 지어볼 테니 용적률만이라도 완화해 달라고 했다. 당국과 지자체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데 미적거리는 분위기라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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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주년 기획] SM그룹 들여다보니…신재생에너지·헬스케어로 도약 노려
최초입력 2014.09.29 11: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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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M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대한해운. <대한해운 제공>
SM그룹은 크게 건설부문, 제조부문, 서비스부문, 사회공헌부문 등 4개 사업 영역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큰 사업 부문은 제조부문으로 매출액이 1조4474억원에 달한다. 티케이케미칼(화학섬유, 스판덱스 제조)이 848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건설부문에서는 삼라건설(현 우방건설), 우방, 우방산업(옛 진덕산업), 우방건설산업(옛 신창건설) 등이 아파트, 기반시설 등에서 골고루 실적을 올리며 약 4800억원대 매출을 차지한다. 서비스부문(5561억원)에선 지난해 말 인수한 대한해운이 매출 5000억원대,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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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회장 대한해운 매일 출근 ‘애정 과시’
부채비율 150%대 ‘승자의 저주’ 우려 없어
제조:건설:서비스 매출 비중 1:1:1 목표
SM그룹은 2008년 티케이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처음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그룹 매출 2조4900억원, 영업이익 1650억원을 기록했다.
세간에서 제기하는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해 우오현 회장은 그룹 재무 상황은 튼실하다고 자신한다.
금감원 공시 기준 SM그룹 내 매출 100억원 이상 16개 계열사의 총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158.9%다. 대한해운을 제외하면 136%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하면 재무구조는 더욱 건실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45%, 대한해운을 제외하면 130.5%다. 우려를 낳았던 대한해운 역시 지난해 기준 202.5%였지만 올해 상반기 173.9%, 회사의 연말 추정치는 140%대 후반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해운은 대규모 원자재 장기수송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어 영업이익 연 1000억원, 당기순이익이 약 500억원 전후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오현 회장은 “요즘은 대한해운으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경영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신규 발주선이 8척에 달하고 한국가스공사 장기공급 계약입찰에도 공을 들이는 만큼 안정적인 추가 수익원을 조만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SM그룹은 헬스케어 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관심을 부쩍 기울이는 분위기다. 헬스케어 사업은 동양생명과학을 인수하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SM그룹은 금진온천에 호텔, 병원 등 수치료종합센터를 세우고 화장품, 건강식품 사업에도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계열사 벡셀에서 2차 전지를, 경남모직에서 태양광 모듈을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최근 대통령 캐나다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날아가 검토하고 온 현지 풍력 부품 공장 활용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 회장은 “지금은 제조:건설:서비스부문 매출이 3:1:1 수준인데 조만간 1:1:1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계열사 성장, 추가 M&A에 적극 나서겠다. 향후 3년 안에 빚 없이 매출·자산 5조원 돌파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76호(10.01~10.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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