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5-21
1분기 NPL(부실채권)을 한건도 낙찰 받지 못했던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순이익은 오히려 급증했다. 자회사 사모펀드를 일부 청산하면서 생긴 이익분과 그간 영업비용으로 나가던 부분이 이익으로 분류된 덕분이다.
20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 유암코의 인수채권 규모는 3조335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17억원 감소했다. 시장참여자는 증가하고 채권회수로 인해 보유 NPL이 감소한 탓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동안 유암코는 단 한건도 낙찰 받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새로운 참여자들이 공격적으로 낙찰가를 올리자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또 매각이슈가 일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 유암코의 주주인 6개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기업·농협·우리)은 경영권 지분(50% 이상) 매각을 합의 본 상태이며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 중이다.
그럼에도 유암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5%나 증가한 386억원의 분기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84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외이익이 19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을 넘어설 정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자회사로 있던 PEF(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펀드)의 일부를 청산하면서 생긴 이익분과 과거 영업비용으로 들어간 부분들이 회계과정에서 이익으로 잡혔다”며 “영업이익으로 계상할까하다 좀 더 보수적인 회계처리 차원에서 영업외이익으로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이 출자해 탄생한 민간 배드뱅크 유암코는 법정관리에 들어설 기업들의 구조조정 업무도 일부 담당하기 위해 기업재무안정 PEF를 운용 중이다. 현재 자회사로 인식되는 PEF는 ‘유나이티드턴어라운드 제1차’를 비롯해 6개가 있다.
유암코는 이를 통해 작년 말 제지업체 ‘세하’를 인수하는 등 기존의 부실채권 정리를 넘어 기업회생(혹은 청산) 수준의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부실채권 담보물을 팔아 회수하는 NPL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차라리 회생 가능한 기업에 추가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NPL업계 관계자는 “유암코는 세하를 아예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이런 방식의 투자는 유암코로서도 처음일 것”이라며 “부실채권 정리에서 기업회생 차원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된 측면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