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유엔 미래보고서 '10년뒤 한국, 부정적 전망' 한경 2012.2.5

Bonjour Kwon 2012. 2. 6. 08:51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 >

 

앞으로 10년 뒤엔 한국이 어떻게 달라질까.

10년은커녕 당장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 사는 사람들은 점집에서 비싼 돈을 내며 앞날을 엿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한국처럼 미국에도 미래를 점치는 예언자들이 많지만 제대로 맞히는 자는 거의 없다. 9·11 테러 사건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엔은 매년 미래보고서를 발간한다. 미래에 대한 일종의 예언서다. 전세계 50여개국 2500명의 미래전문가, 학자, 기업인들이 모여 과학적인 추세를 컴퓨터와 연결시킨 연구 결과다. 대략 이런 내용들이다.

첫째, 남북 통일 이슈다. 북한은 권력의 3대 세습에 실패하고 앞으로 3년 안에 국경이 허물어지면서 매일 수천명의 탈북자들이 남쪽으로 몰려올 것이며 많은 난민들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된 남한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2015년부터 밀려들게 될 탈북자 수백만명에 소요되는 엄청난 무상복지 비용 때문에 국고가 줄어들면서 결국 세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시설과 복지가 미비하다며 난민촌에선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보고서는 2020년엔 남북통일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남북 합동선거가 치러져야 할 텐데 탈북자들의 권리 주장과 이에 동조하는 남한 좌파들과의 마찰로 시끄러워질 수 있다.

둘째는 앞으로 10년 동안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지만 아이 양육비가 부부 중 한 사람의 봉급과 맞먹는다. 돈이 없어 애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아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다.

부동산 가격뿐만 아니라 생활 필수품, 교육시설, 인프라 구축 등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이 위축되고 국내 소비인구가 줄어들면서 제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 외국으로 나갈 것이다. 결국 북한의 싼 노동력을 활용해야 하는데 다행히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북한에 공단이 여러 개 건설돼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다.

아울러 10년 뒤에는 우리 인구가 15%(6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이며 현재 10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가족이 4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남성이 10년 동안 빠른 속도로 여성화되고 여성은 남성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남성의 모습은 차차 여성처럼 변해가고 여성들도 여성적인 남성을 좋아하게 된다. 전통적인 남성의 일자리가 여성에게 넘어가서 결국 남성들은 요리나 육아 같은 일을 즐기게 될 수도 있다.

유엔보고서엔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담겨 있다. 나는 남북통일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민족이 이겨나갈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도전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설령 우리 국민이 하루에 두 끼만 먹는 한이 있어도 성공적인 통일국가를 이룰 것으로 자신한다. 유엔은 한국인의 악착같은 민족성을 간과한 것 같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

 

미래학이 수행하는 과제 중 하나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미래의 이미지를 확인하고 조사하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들은 현 사회의 문제를 풀어낼 대안이 될 수 있고, 토론 대상으로 열려 있으며, 삶의 투쟁과 희망을 반영한다. 미래는 필연적이지도 않고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따라야 하는 무기력한 시공간도 아니다.

사실 미래에 대한 이미지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사람들의 미래 이미지는 아주 단순했다. 예를 들어 선사시대 수렵과 채집으로 생존했던 어느 조그만 부락에서 당신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매일 열매를 모으거나 사냥을 하러 나갈 것이다. 이들에게 미래는 ‘나중에 다시 반복될’ 현재였다. ‘내일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농경사회가 도래했다. 인류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 햇빛을 받아 키우며, 가을에 추수하고, 그 곡식으로 겨울을 지내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런 시대에 미래의 이미지는 성장·쇠퇴·회복의 순환고리를 돌고 도는 것이었다. 너무 좋지도 너무 나쁘지도 않은, 너무 부유하지도 너무 가난하지도 않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만 미래가 변동한다는 시각을 갖게 됐다. 지금은 어려워도 참고 견디다 보면 따듯한 봄날이 찾아온다는 순환적 미래관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뿌리가 깊다.

‘평평한’ 그리고 ‘순환하는’ 미래 이미지에 이어 ‘될 대로 되라(Que sera, sera)’는 미래관도 있다. 미래는 신(神)의 영역이기에 앞날을 걱정하는 것은 불경스럽기까지 하다. 성경은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 것이요,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마태복음 6:34)이라고 조언한다. 물론 여기서 언급한 성경의 지혜와는 다르지만 될 대로 되라는 미래의 이미지에는 미래란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끝으로 어떤 사람들은 붕괴처럼 보이는 게 사실은 새로운 사회로 변화돼 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오래된 삶의 방식이 사라지고 전례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급속히 이행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 전에 없던 지성의 등장, 달이나 화성 혹은 해저 등 새로운 삶의 공간이 창조되면서 인류는 포스트휴먼(Posthuman)으로 탈바꿈한다. 그 결과 21세기는 이전의 어떤 시공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의 급물살을 탈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과학자인 래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시대)’이라고 부른 새로운 세상을 향해 빠르게 이동 중이다. 나는 이런 사회를 ‘변형사회’라고 표현한다.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 인류는 첨단 기술로 새롭고 눈부신 창조물로 다시 태어나려고 하는 순간에 서 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네 가지 미래 중 어느 하나의 미래가 더 가능성이 있다거나 더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네 가지 미래는 모두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나름대로 존재가치가 있다. 변화의 쓰나미에 올라타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창조하려면 네 가지 미래를 모두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미래를 한 가지 유형에 걸지 말아야 한다. 특히 미래는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맹목적으로 믿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다 큰코다친 것이 엊그제 일이다.
번역=하와이 미래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