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선박펀드

'공급과잉 치킨게임'으로 운임 바닥기는 해운업계 유럽노선 상하이-유럽 노선 운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해운업계 "적극 대처할 것"

Bonjour Kwon 2015. 6. 15. 08:35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2015.06.14

 

해운업계가 최고 성수기인 3분기를 코 앞에 두고도 연일 최저치를 경신중인 유럽 노선 운임으로 울상이다. 선박 대형화 등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시황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유럽 노선의 평균 운임은 지난 10일 기준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284달러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중이다. 2009년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200달러대로 운임이 떨어졌다.

 

올해 최고치였던 1월말 1256달러보다는 77.4% 하락했다. 지난달 초 343달러까지 떨어졌던 운임이 중국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고 861달러까지 잠시 상승했지만 되레 후퇴한 상태다.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도 유럽 노선 탓에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5일 기준 SCFI는 624달러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2011년 12월16일(856달러)보다 200달러 이상 낮다. 지난해 연평균이었던 1069달러보다는 400달러 이상 격차가 난다.

 

특히 해운업계의 비수기로 분류되는 지난 1월과 2월 SCFI가 월 평균 각각 1051달러, 1066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인 것을 고려할 때 상황은 더 좋지 않은 모습이다.

 

해운업계의 컨테이너 시장은 일반적으로 1분기를 비수기로 보낸 뒤 2분기부터 시황이 나아져 3분기인 7~9월 최고 성수기를 맞게 되는데, 운임 상황이 뒤바뀌어 성수기를 앞에 두고도 시황이 어렵다. 유럽 노선의 운임 악화는 공급 과잉에 따른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머스크와 MSC, CMA 등 유럽의 세계적 대형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앞세워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선사 NYK에 따르면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은 63척(93만5000TEU)으로 지난해 대비 선복량이 9만TEU 가량 증가했다. 이중 다수가 유럽항로에 투입돼 공급이 과잉되고 있지만, 물동량은 유럽 지역의 경기침체로 늘지 않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현재 상황이 어렵지만 비성수기인 지난 1분기에 저유가 등에 힘입어 흑자 실적을 달성한 만큼 영업 강화와 수익성 향상으로 어려운 시장 여건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 해운업계의 경우 유럽 노선 보다 시장 상황이 비교적 나은 미국 노선에 더 사업 비중을 둘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해운업체들이 해운업계가 가장 어려운 1분기를 영업 흑자로 잘 넘겼다"며 "유럽 노선의 경우 최고 성수기인 3분기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질 것인 만큼 다방면으로 수익성 향상에 적극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분기 국내 해운업계는 1, 2위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한진해운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550억원을, 현대상선도 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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