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2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5월까지만 해도 지지부진하던 농산물 가격이 6월 급등하면서 관련 투자도 주목받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P GSCI 농산물지수는 6월 한 달 새 21.3%나 뛰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을 떠올리면 지난달의 움직임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이다. 3대 곡물(옥수수, 소맥, 대두) 가운데선 소맥 가격이 13.4%로 가장 많이 뛰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상품 가운데 하나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농산물 선물(H) ETF 역시 9.9% 상승하며 농산물 가격 상승 수혜를 톡톡히 봤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른 자산군과 비교해 매우 저렴하고 선물 시장 투기적 참여자의 포지션이 매도 방향으로 쏠려 있었다”며 “어떤 실마리가 마련되면 언제든 가격이 상승할 여지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언급된 ‘어떤 실마리’는 사실상 종식 단계에 들어선 미국의 조류독감 사태, 평년보다 많은 강우량으로 인한 미국 내 작황 악화 등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엘니뇨(El Niño)다. 태평양 적도 부근의 수온이 이상급등하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평양 인접 중남미 국가엔 호우가, 동아시아와 인도, 호주 지역은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엘니뇨 충격이 발생하면 4개 분기에 걸쳐 농산물 가격이 5.3%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호주 기상청은 18년 만에 가장 강한 엘니뇨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전세계 평균 온도가 1880년 이래 가장 높았단 주요 기관의 발표는 수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키웠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열대 태평양 엘니뇨 감시구역(Nino3.4)의 해수면온도는 평년보다 1.3°C 높은 상태로 중간급 엘니뇨가 진행 중이다.
다만 엘니뇨 발생이 곧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진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엘니뇨의 발생시기나 강도에 따라 가격 움직임이 다르며 지역별, 품목별, 재고수준 등에 따라 엘니뇨의 영향력은 다르게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5월과 6월에도 수퍼 엘니뇨 경고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약한 엘니뇨와 높은 재고 수준으로 농산물 가격은 하락했다. 때문에 엘니뇨를 농산물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이해하고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별적인 효과와 함께 날씨에 의한 가격변동성이 높아 무엇보다 신중한 농산물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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