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1
한국사회보건연구원 주장,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별도의 공사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국내외 인프라 분야에 국민연금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사화 시도 논의의 출발점이 대체투자 확대 등으로 기금의 수익성을 높이자는 데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연금이 인프라 등에 투자한 기금의 수익은 주식 등 전통적 투자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화재보험협회빌딩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 관리ㆍ운용체계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국민연금기금 개선방안’에 따르면 공단 기금운용본부를 확대ㆍ개편해 독립적으로 투자집행을 담당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개선안은 보건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의뢰해 만든 것으로 사실상 정부안이다.
공사 설립의 이유는 기금 운용 수익률 확대를 위해 대체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지금의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5.29%로 2010년 10.37% 수익률과 비교해 크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국내 주식의 투자 수익률은 -5.43%로 손실을 봤다.
반면 대체투자 수익률은 12.2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는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도는 높지만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실제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5곳의 민자도로 사업의 이자율은 선순위 대출의 경우 6.7%에서 9% 사이에 형성돼 있다. 위험도가 높은 후순위 대출은 이자율이 최대 65%로 설정돼 있어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내보다는 해외 대체투자 수익성이 더 높다.
국민연금의 국내 인프라 투자 수익률은 9.04%지만 해외 인프라 투자 수익률은 19.99%로 20%에 육박하고 있다.
전체 대체투자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 비중도 지난해 52.4%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상태다.
국민연금 측은 “최근 수익성이 높은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 좋은 투자처가 있으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해외 인프라 등에 투자를 확대하면 금융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건설 업계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전통 자산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투자 대상을 글로벌 시장과 대체투자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건설업계에 기회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고위험 고수익 분야에 투자를 많이 늘리면 자칫 기금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우창 KAIST(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가 최근 내놓은 ‘투자의 관점에서 살펴본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 논문에 따르면, 10년 동안 시장 평균보다 연간 1%포인트 초과수익을 낸 펀드의 비율은 1%에 그쳤다. 고위험 투자를 통해 장기간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게 유지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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