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호텔체인 인터컨티넨탈이 운영하는 4942개 호텔 중에서 회사가 직접 부동산을 소유한 곳은 단 8개 호텔에 그친다
. 자산을 가볍게 만드는 대신 호텔은 가맹점 수수료와 관리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또한 값비싼 호텔 업그레이드 비용을 실소유주에게 떠넘김으로써 배당도 늘릴 수 있다.
씨티그룹의 스메즈 로즈(Smedes Rose)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의 등락을 우려하지 않고 호텔이 영업에 집중하게 된 점을 투자자들이 높이 사는 것"
ㅡㅡㅡㅡ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성공을 기대했지만 성장 둔화와 달러 강세가 매출을 억누르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 예상치 못한 호텔방 부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미국의 신규 호텔 공급은 더디게 증가했고 수요는 경기 호황과 맞물려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ㅡㅡㅡㅡㅡ
2015-08-13
호텔업계가 턴어라운드를 맞으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이 호텔 투자를 위해 몰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규모 호텔 체인이 번성 중이다. 하지만 공급 과잉이라는 순환적 요인과 인터넷 발달이 초래한 구조적 변화는 호텔업계에 복병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호텔산업은 암울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숙박비와 객실가동률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혁신과 운이 맞물리며 호텔업계가 다시 번성기를 맞았고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가 선호하는 수익성 척도인 '룸당 매출(revenue per available room, RevPAR)'은 일정 기간 동안 매출을 호텔룸의 개수로 나눈 값으로 지난 5년간 미국에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현재는 2000년과 2007년 고점도 넘어선다.
빠른 성장에 수혜를 보려는 기민한 자금은 호텔로 몰리고 있다. 사모펀드를 비롯해 중국과 중동의 국부펀드 등 큰손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호텔 인수에 나섰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JLL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호텔 거래 규모는 42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56% 급증한 규모다.
이코노미스트는 호텔업계가 빠른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었던 몇 가지 이유를 지적했다. 우선 호텔업계는 20년 전보다 더 민첩하고 회복 탄성력이 강한데 호텔체인이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호텔체인 인터컨티넨탈이 운영하는 4942개 호텔 중에서 회사가 직접 부동산을 소유한 곳은 단 8개 호텔에 그친다. 자산을 가볍게 만드는 대신 호텔은 가맹점 수수료와 관리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또한 값비싼 호텔 업그레이드 비용을 실소유주에게 떠넘김으로써 배당도 늘릴 수 있다. 씨티그룹의 스메즈 로즈(Smedes Rose)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의 등락을 우려하지 않고 호텔이 영업에 집중하게 된 점을 투자자들이 높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호텔업계는 두 가지 방법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 왔다. 첫 번째로 다양한 여행자들을 위한 여러 종류의 숙박시설을 마련했다. 글로벌 상위 5개 호텔기업들은 6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가족단위 여행객과 출장 여행자, 건강광 등 거의 모은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두 번째로 전세계적인 여행객 증가는 호텔체인에 기회를 마련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은 중국과 인도 등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호텔의 절반을 통제할 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호텔업계 투자 과열을 이끈 요인들이 상당 부분 운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성공을 기대했지만 성장 둔화와 달러 강세가 매출을 억누르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 예상치 못한 호텔방 부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미국의 신규 호텔 공급은 더디게 증가했고 수요는 경기 호황과 맞물려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09년 최저점으로 하락했던 객실가동률은 올해 최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호텔산업의 호황이 얼마나 계속될지 의문을 표하기 시작했다. 5대 대형 호텔체인 중 4개 업체의 주가가 인수합병(M&A) 루머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개월간 하락했다. 일례로 지난달 말 인터컨티넨탈은 미국 경쟁업체 스타우드 인수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는데 실제 인수 대상은 페어몬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지적하는 호텔업계의 복병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경기순환성이다. 수요는 빠르게 움직이지만 공급은 거의 고정적이다. 이 같은 수요공급의 불일치는 현재까지 호텔업계를 도왔다. 하지만 곧 불리한 상황으로 뒤바뀔 수 있다. 수요 증가가 호텔 신축을 부추겼고 건물이 완공될 쯤이면 상당한 호텔룸 공급이 가능한데 수요는 줄 수 있다. 역사적으로 ReVPAR는 공급이 늘어나면서 보통 하락해 왔다. 골드만삭스의 스티븐 켄트 애널리스트는 "호텔 공급이 곧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 번째로 좀더 구조적인 위협은 기술이다. 트립어드바이저와 같은 사이트에 고객들의 솔직한 리뷰가 올라오면서 호텔은 브랜드 이미지를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온라인 여행대행사 프라이스라인과 익스피디아는 호텔 예약에 훨씬 더 많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호텔업계는 20%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숙박공유사이트는 또 다른 복병이다. 호텔업계는 공유사이트가 주 고객인 출장 여행객들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일축한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150만 개 이상의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이 보유한 총 호텔룸의 두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