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9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그림자 금융기관들이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중국 그림자 금융권의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개 비은행권 금융기관들이 허베이성 자오커즈(趙克志) 당서기에게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영 신용 보증회사인 '하북융투담보집단'의 파산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중국 경제 잡지 차이신에 따르면 하북융투는 50개 금융기관에 최소 500억위안가량의 대출을 보증했으나 7월 초부터 일부 차입자들이 대출을 갚지 못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하북융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하북융투는 지난 1월 회장이 교체되고 다른 국영그룹이 관리를 맡으면서 모든 대출에 대한 보증금 지급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하북융투는 3월 기준 등록 자본금은 42억위안으로 법적으로 회사는 420억위안 이상을 보증해서는 안 되지만, 이미 보증액은 500억위안을 넘어섰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차입자들에게 보증처가 하북융투가 유일할 경우 담보물을 확대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0개 신탁회사와 1개 펀드운용사는 허베이성 당서기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하북융투가 차입자들의 대출을 보증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FT는 하북융투가 돈을 갚아주지 못하면 최소 24개의 고금리 자산관리상품(WMP)이 디폴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의 구제금융은 도덕적 해이를 낳아 무책임한 대출 남용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구제금융 요청 역시 당국에 또 다른 딜레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금융안정을 위해 재차 구제금융을 제공할 경우 도덕적 해이를 재생산할 수 있고, 장기적인 대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단기적인 시장 불안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FT는 대다수 신탁상품이 국영은행들을 통해 팔려나가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국영은행을 보증하는 정부가 보증을 설 것으로 믿어왔다고 전했다.
중국의 미상환 신탁 대출상품은 6월말 기준 6조9천억위안수준으로 2011년 1조7천억위안에서 크게 늘어나 중국 그림자금융에 대한 우려를 낳아왔다.
하북융투의 대출보증에 절반 이상은 비은행권 신탁회사들이 부동산 개발업체나 생산 과잉인 제조업체에 대출해준 것이다.
11개 금융기관이 판매한 WMP는 24개로 금액으로는 55억위안에 달한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해당 신탁상품의 연속적인 교차 디폴트에 따른 연쇄 효과는 다수 금융기관과 대규모 자금, 광범위한 공공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대중들에게로 패닉이 점화되고, 불필요한 사회적 영향을 낳는 것을 막고자 1천명이상의 투자자와 가족들을 대표해 (당국에) 해결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11개 금융기관이 당국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데는 내달 만기도래하는 한 신탁상품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3년 9월 자산관리업체 '상해금원백리자산관리'는 허베이성의 스자좡 교외에 한 빌라 개발에 투자하는 WMP '드래곤 시티 마운튼' 2억위안어치를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당시 제시된 2년 투자수익률은 11.5%였다.
이 상품은 하북융투의 보증을 받았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자금이 부족해져 빌라 건설은 중단됐고, 당장 내달 만기 도래하는 1억2천만위안 규모의 WMP 상환이 어려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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