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3
칼국수 외식업체인‘바르미’가 대구의 호텔 인터불고(사진)를 인수했다.
인터불고 그룹은 대구 만촌동 호텔 인터불고의 부동산과 시설 일체, 영업권 등을 바르미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인터불고그룹과 바르미는 지난달 8일 호텔 매각에 따른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날 오후 호텔 관련 경영권과 부동산 등 시설 일체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을 마쳤다.
인수금액은 당초 알려진 1200억원보다 175억원 적은 1025억원이다.
바르미는 호텔 인터불고 직원 250여명에 대한 고용승계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미를 운영하는 (주)즐거운세상 서기수 회장은 외식업체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호텔인터불고의 명성을 되찾고 대구지역 관광활성화의 중심축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기수 회장은 IMF 직후 창업해 직영점과 가맹점 등 100여개의 점포로 매출액 1000억원대, 영업이익 100억원대를 달성할 만큼 업계에서는 최고의 외식업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은 인터불고그룹 계열사의 금융부채 상환과 유동성 확보 및 부실사업 정리를 위해 추진됐다. 그룹 측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원양어업, 냉동냉장업 등 주력 사업과 골프장 사업을 강화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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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호텔문화 바꾸고 전 국민 찾는 관광명소 만들 것”
즐거운세상 서기수 대표
IMF 직후 소규모 칼국수집 운영
2천500억대 외식업체 키운 뚝심
호텔인터불고 대구 1천억대 인수
꽃동산 조성 등 시설 전면 개·보수
매출액 1천억원대의 대구지역 토종 외식업체‘㈜즐거운세상 서기수 대표.
대구의 최고급 호텔인 ‘호텔인터불고 대구’를 1천억원대에 인수한 외식업체 대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바르미 샤브샤브칼국수와 바르미 스시뷔페 등을 대표 브랜드로 보유한 대구지역 토종 외식업체 ‘㈜즐거운세상’ 서기수(53) 대표다. 즐거운 세상은 서 대표가 소규모 칼국수집을 운영해 키운 업체다. 서 대표는 “외식업체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호텔인터불고의 명성을 되찾고 대구지역 관광활성화의 중심축으로 만들기 위해 인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인터불고그룹과 바르미는 지난달 8일 호텔 매각에 따른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일 오후 호텔 관련 경영권과 부동산 등 시설 일체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을 마쳤다. 인수금액은 당초 알려진 1천200억원보다 175억원 적은 1천25억원이다. 바르미는 호텔 인터불고 직원 250여명에 대한 고용승계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합병은 인터불고그룹 계열사의 금융부채 상환과 유동성 확보 및 부실사업 정리를 위해 추진됐다.
서 대표가 칼국수, 스시를 팔아 번 돈으로 대구의 특급호텔까지 인수하자 그의 성공 스토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대표는 IMF 직후인 1998년 대구 수성구 두산동 한 주택에서 소규모 칼국수집을 운영하면서 외식사업을 시작했다. 이내 저렴한 가격에 맛까지 좋다는 입소문이 났고 사업 규모도 매년 커졌다. 즐거운세상은 현재 330~660㎡(100~200평) 규모의 대형 직영매장을 전국에 16개 보유한 업체로 성장했다. 소규모 가맹점도 포함하면 전국의 매장 수는 80여개나 된다. 롯데백화점 식품관에 입점된 것은 물론 전국 백화점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시 영일대해수욕장에 있는 유명 호텔에도 입점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매출액은 1천억원대이며, 영업이익은 100억원대에 이른다. 서 대표는 탄탄한 경영 실력을 통해 업계에서는 최고의 외식업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즐거운세상의 기업가치는 2천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창업 17년 만에 성공을 이뤘지만, 서 대표는 젊은 시절 우여곡절도 겪었다. 경북 경산 용선면에서 태어난 서 대표는 경북대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영남대를 다니다 중퇴했다. 대학을 마치기 어려운 가정 형편을 알고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학습지 배달부터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 자본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영업직 사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패가 많았다. 서 대표는 “젊은 시절 사업에 실패한 후 친척에게서 돈을 빌리기도 했다”며 “친척 돈에 대한 부담 때문에 부산 태종대 자살바위에 찾아가 자살을 결심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슈퍼마켓 체인 사업을 하면서 받은 대출로 온 가족이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다.
시련 끝에 기회는 찾아왔다. 서 회장은 친구가 운영하던 132㎡ 남짓 작은 칼국수집을 맡게 됐다. 죽기 살기로 일한 덕분에 칼국수집은 번창했다. 2002년 지금의 들안길 본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즐거운세상이란 체인사업도 시작했다.
호텔인터불고 대구를 인수한 서 대표를 이 호텔을 전 국민이 찾는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 대표는 “호텔인터불고 대구 인수 후 넓은 용지를 활용해 꽃동산을 조성하고 금호강 전망을 살리는 등 시설을 전면 개·보수하겠다”며 “지역의 호텔문화를 바꾸고 대구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