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전문투자형)

200조 사모펀드 지각변동..증권사 잇단 시장 진출.10여개 증권사 시장 진출 작업 착수, 사모펀드 시장 판도 변화 예상

Bonjour Kwon 2015. 11. 12. 14:09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입력 : 2015.11.11 03:25
내년부터 증권사의 사모펀드 운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시장에 속속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2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사모펀드 시장이 기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간 경쟁 체제로 재편되면서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대우, 삼성, 현대, 미래에셋,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 키움, 이베스트증권 등 10여 개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들 증권사들은 연내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이사회 등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금융당국에 펀드 운용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들이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초부터 펀드 운용 등록을 대거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막바지 실무작업이 진행 중으로 연내 펀드 운용 등록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가능한 내년 초에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자본시장법상 증권업과 집합투자업(펀드운용)의 겸영을 허용하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증권사의 일반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 운용을 제한해 왔다. 증권사의 사모펀드 고유계정과 고객계정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부당한 고객 정보 이용 등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사모펀드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내년부터 증권사의 사모펀드 운용을 전면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개정안은 기존 일반사모펀드와 헤지펀드를 전문투자형사모펀드(헤지펀드)로 일원화하고 헤지펀드의 운용사를 기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전문투자형사모펀드 시장(순자산 기준)은 193조원 규모로 각각 일반사모펀드와 헤지펀드가 190조원,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전문투자형사모펀드는 49인 이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다. 유형에 따라 주식이나 채권에 펀드 규모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는 등 운용에 제한이 있는 공모펀드와 달리 상대적으로 운용이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업계에선 증권사의 사모펀드 시장 진입이 잇따르면서 그만큼 관련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당면과제인데다 사모펀드에 투자할 자금력을 갖췄다는 게 근거다. 실제 현재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44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대형증권사도 5개로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들이 수익성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사모펀드와 같은 성장동력 발굴에 혈안이 돼 있고 그에 걸맞는 자본력도 갖추고 있다"며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하면 투자를 대폭 늘려 기존 자산운용사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되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증권업과 펀드운용 간 이해상충 방지 장치가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과도한 이해상충 방지 장치가 마련될 경우 사모펀드 시장 진출과 시장 진출 이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금융당국이 증권업과 펀드운용 간 원칙적으로 정보교류를 차단하는 강도 높은 차이니즈월(정보교류 차단 장치)을 도입할 경우 업무 시너지가 떨어져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시장 진출과 투자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등록절차와 기준 등과 관련해 업계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업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증권사의 사모펀드 운용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