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0
[머니투데이
국내 택배업계 4위의 로젠택배가 매물로 나오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동부익스프레스와 대우로지스틱스가 M&A 시장에서 흥행에 참패한 이후 냉각됐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김이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국계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로젠택배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지난 5월 250억원을 투자해 KGB택배를 인수한 로젠택배는 이후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한진택배 다음으로 업계 4위가 됐습니다.
로젠택배 매각가는 3500억원 수준으로 현대백화점과 농협, 쿠팡 등 유통업체들이 잠재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택배 네트워크가 없는 동부익스프레스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로젠택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이후 홈쇼핑과 백화점 등 그룹 내 물량을 소화할 택배사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8년 여간 택배시장 진출을 타진해온 농협도 로젠의 차량과 인력 등을 통해 현지 농수산물 배송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잇단 흥행에 실패한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와 달리 로젠택배가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높은 성장세에 따른 것입니다.
로젠택배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9%로 다른 택배업체 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택배 부문 기준으로 점유율 40%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점유율이 10% 안팎이어서 로젠택배 인수로 업계 판도를 뒤바꿀 수 있습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연히 다릅니다.
항만과 하역 등 물류 인프라가 강점인 동부, 대우와는 달리 로젠택배는 상품 배송, 특히 기업 물량보다 단가가 높은 개인 배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사 물류기반 시설이 없고, 현재 정통 택배업체가 촘촘하게 구축해놓은 대리점망이 겹칠 수 있다는 것이 취약점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업계 관계자
"로젠은 개인택배 위주로 전국 개인사업자들이 하고 있다. 그래서 변수가 작용했을 때 M&A를 한다든지 주인이 바뀔 경우 대리점 이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시장에서는 로젠택배가 새로운 주인을 맞아 경영을 안정시킨 후 내년 상반기쯤 재무적투자자(PEF)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확실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iseul@m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