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rmland Fund

변신 호주.`아웃백`에서 `아시아 레스토랑` "철광이 밥먹여주던 시절 끝났다" 위기감 아시아 중산층 겨냥 기업형 농축산업 육성 큰손들 투자 러시

Bonjour Kwon 2015. 11. 25. 09:12

…다윈항은 中 품으로

 2015.11.24

 

호주 최북단에 있는 항구 도시 다윈(Darwin). 이곳은 지난 100여 년간 인구 15만명에 불과한 '아웃백(Outback·호주 내륙 사막 중 넓고 인구가 적은 지역)'에 불과했다. 이처럼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던 다윈이 최근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다윈을 집중 개발 지역으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호주 정부는 '호주 북부 지역 개발을 위한 백서'를 내놓았다. 북호주는 전체 6개주 가운데 위쪽에 위치한 노던테리토리, 퀸즐랜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등 3개주를 말한다.

 

백서에는 3개주에 대한 철도·댐 등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농축산업·관광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이 담겼다. 그리고 전체 개발 계획 중심에 바로 노던테리토리 주도(州都)인 다윈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 정부는 다윈을 비롯한 북호주 지역 항구, 철도, 물 관련 시설,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원)를 개발업체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 물류 개선을 위해 다윈으로 통하는 북부 지역 고속도로 개선 작업에 6억달러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호주 정부는 왜 다윈을 포함한 북호주 개발에 사활을 거는 걸까. 중국 등 호주 주요 원자재 수출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석탄 철강 가스 같은 자원 외에 또 다른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호주가 차기 성장동력으로 택한 건 기업형 농축산업이다. 북호주에서만 소 1250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호주에서 수출하는 생우(生牛) 중 90%가 북호주산이다. 각종 해산물과 열대 과일과 채소 등도 대량 생산된다. 호주는 호주산 식품 최대 수요처로 아시아 중산층을 꼽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사는 중산층 수가 30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피터 스타일스 아시아 담당 장관은 "앞으로 호주가 아시아의 레스토랑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중국 일본에 이어 올해 안에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도 호주산 농축산물에 대한 수요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호주 정부 측 북호주 개발구상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랜드브리지그룹은 최근 5억달러에 99년간 다윈 항구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따냈다.

 

[다윈(호주)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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