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11-23
올 4분기 들어 국내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투자하는 부동산이 오피스텔, 물류시설, 해외 등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투자상품이던 서울 프라임 오피스가 리츠·펀드간 매입경쟁이 심화되며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4분기 들어 국토부에 리츠 영업 인가를 신청했거나 인가를 받은 리츠는 총 9건이다. 통상 4분기는 각 리츠들이 실적 확보를 위해 투자가 늘어나는 시기여서 리츠 설립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리츠별로 보면 이미 영업인가를 받은 코크렙케이스퀘어 위탁관리리츠와 코크렙제30호 위탁관리리츠는 마포구 동교동 소재 오피스텔과 여의도동 소재 오피스텔을 매입·운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영업인가를 받은 케이비와이즈스타제9호 위탁관리리츠는 지하 1층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지상 4~8층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사무실로 쓰고 있는 청담동 M빌딩 일부를 매입해 임대·운용한 뒤 매각한다.
또 지난달 말 영업인가를 신청한 엔에이치에프 제7호공공임대 위탁관리리츠는 공주월송지구 등 6개 택지개발지구의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개발한 뒤 운영하게 된다.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리츠는 더 있다. 위례지구 공동주택지를 매입해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로 개발하는 위례뉴스테이기업형임대개발전문 위탁관리리츠도 영업인가를 받았다. 대림산업이 개발하는 위례 뉴스테이는 전용면적 84㎡ 360가구 규모다.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KT계열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KT AMC가 영업인가를 신청한 케이리얼티제1호재팬 위탁관리리츠는 일본 나라현 나라시 가시와기에 있는 가전제품 대형마트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추구한다.
앞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리츠는 제이알투자운용이다.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일본 도쿄 아카사카 소재 스타게이트빌딩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하는 리츠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도쿄 근교 가와고에 있는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900억원 규모의 리츠를 세웠다.
제이알투자운용의 경우 지난주 경남 거제 소재 디큐브 거제백화점을 매입해 임대·운용한 뒤 처분하는 제이알제19호 기업구조조정리츠의 영업인가도 국토부에 신청했다.
물류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도 단골메뉴가 됐다. KB부동산신탁은 경기 화성시 소재 물류센터를 개발해 임대·운용한 뒤 처분하는 케이비화성로지스틱스 위탁관리리츠의 영업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4분기들어 오피스에 투자하는 리츠가 영업인가를 신청한 것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소재 알파빌딩에 투자하는 코리아밸류그로쓰오피스제3호 위탁관리리츠가 유일하다.
이처럼 국내 리츠들이 투자하는 부동산이 다양화된 것은 전통적인 투자상품인 오피스가 리츠·펀드간 매입경쟁이 벌어지며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대표적인 부동산투자 상품인 서울 오피스의 경우 공실률 상승과 임대관리비 상승률 하락으로 임대수익 상승이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장기화와 매수경쟁으로 인해 매매금액은 상승하고 있다. 실제 오피스의 수익률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 자본환원률(Cap.Rate)은 5% 내외 수준으로 2009년 대비 2%포인트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리츠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도 오피스 외에 주거시설, 리테일, 물류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데 지난 7월 기준 투자 비중을 보면 오피스(28%)에 이어 주거시설(25%), 리테일(18%), 산업시설(14%) 등의 순이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오피스 투자만으로 기관투자가가 요구하는 6~7%대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리츠간 투자부동산 발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