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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연이은 ‘매각설’에 뒤숭숭 수익성 악화에 기업계 카드 3사 재편 돌입설 ‘솔솔’ 삼성·현대·롯데 기업계 카드사…그룹 내 위상 ‘흔들’

Bonjour Kwon 2015. 12. 9. 07:51

2015-12-07

 

최근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대형 카드사들의 ‘매각설’이 나돌면서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매각설의 주인공은 국내 8곳의 카드사 중 ‘삼성·현대·롯데’ 3곳의 기업계 카드사다. 특히 최근 카드업은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과 은행권 위주의 체크카드 장려로 인해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매각설에 휘말린 카드사들은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카드업으로 더 이상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매각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편집자주>

 

카드업계, 업황 부진에 따른 연이은 매각설 ‘뒤숭숭’

삼성·현대·롯데 기업계 카드사…그룹 내 위상 ‘흔들’

꼬리 무는 성장둔화 징후·수익성 악화…위기감 고조

    

 

[주간현대=김유림 기자] 최근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관련업계 곳곳에서 국내 대형 카드사들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최근 투자업계 곳곳에서 국내 대형 카드사들의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본 이미지는 기사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 주간현대

    

삼성·현대·롯데카드 ‘매각설’

 

지난 11월17일 관련 업계에서 삼성카드 매각설이 나돌았다. 이날 한 언론은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 71.86% 매각을 농협금융에 제안했고, 농협금융은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카드 매각설은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고, 삼성카드 측은 매각설이 보도된 당일 바로  “계획에도 없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매각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1대주주인 삼성카드와 달리 삼성그룹의 또 다른 금융계열사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삼성생명’이 최대주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의 지분 37.5%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의 금융 부문의 정리가 시작된다면 1순위가 삼성카드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삼성그룹은 “핵심사업으로 역량 집중, 조직 슬림화 통한 실속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실제로 삼성그룹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잘하는 사업부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적부진이 지속되거나 불필요한 사업부문은 과감한 결단으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삼성카드 매각설은 앞서 2010년에도 있었다. 삼성카드가 신세계그룹으로 매각된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나돌자, 삼성카드 측은 당시에도 ‘전면부인’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제기되고 있는 ‘매각설’이 ‘설’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재 현대차와 GE캐피탈의 합작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앞서 지난 2005년 GE캐피탈은 현대차그룹과 합작을 시작하면서 6783억원을 투자해 현대캐피탈 지분 43.3%, 현대카드 지분 43%를 매입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GE캐피탈은 금융사업 축소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분 매입 당시 계열 기간 설정 10년이 지난해 말 만료됨에 따라 전 지분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GE캐피탈이 처분하는 현대카드의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대차그룹이 지분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지분 매각이 답보상태에 들어갔다.

 

관련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GE캐피탈이 매물로 내놓은 지분 가운데 현대캐피탈 지분만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현대카드 지분은 제3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이미 현대차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지분 36.9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담스러운 가격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지분을 모두 매입한다면 약 1조5000억원이 필요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GE캐피탈은 현대카드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제3의 대상을 물색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아니면 매입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경영권을 가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GE캐피탈의 지분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캐피탈은 자동차가 주력사업인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중요한 사업영역 중 하나이지만, 최근 성장성 둔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는 수천억원을 쏟아 부을 만큼의 가치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호텔롯데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의 매각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제의 난’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8월11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신 회장은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지주사 전환’을 대국민 앞에서 약속한 가운데 관련법상 롯데카드를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가 지주사가 되려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사업을 2년 이내에 손을 떼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LG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LG증권, LG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했다.

 

해외 계열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있는 대안도 있지만 이미 롯데그룹은 ‘일본 기업’이라는 국적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어, 결국 공정거래법에 따라 롯데카드는 매각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롯데카드 측은 언론을 통해 “유통 및 호텔사업 지원을 위해 카드사업은 필수”라며 “매각은 검토도 해본 적 없다”고 부인했다.

    

우울한 전망

 

카드업계는 ‘매각설’ 진위 여부를 떠나 어두운 업황 전망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지난달 2일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내년부터 최대 0.7% 수수료가 인하된다. 이에 연간 6700억원의 수입을 잃게 됐다.

 

여기에다 대형가맹점들마저 수수료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어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대형가맹점은 전체 고객의 0.5%에 불과하지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매출액 비중 49%나 차지하는 고객이다. 이 때문에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협상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설’로 인해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카드사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 탄생으로 인해 기존 카드사의 고객들마저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 결제시장의 주도권마저 뺏기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rim@hyunda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