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
2014-10-06 더볠
하나자산신탁이 올해 상반기 개선된 영업실적을 내놨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권 부문 수익성 강화라는 목표아래 주력사업부문인 담보신탁 대신 토지신탁 비중을 늘려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향후 차입형토지신탁의 비중을 더욱 늘려 수익성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력이 짧고 차입형토지신탁에 대한 부족한 경험은 수익성 확대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영업수익 134억, 전년비 22억 증가…영업이익률 48.48%
하나자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134억 원의 영업수익(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22억 원 늘어났다. 2011년 이후 내리막을 걸었던 추세와 달리 반등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신탁보수는 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다.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이 신탁보수로 채워졌다. 여기에 대리업무보수도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15억 원 증가해 영업수익 증가를 거들었다.
신탁보수는 세부적으로 토지신탁 43억 원, 담보신탁 31억 원, 분양관리신탁 2억 원, 처분신탁 1억 6026만 원, 관리신탁 5416만 원 등으로 구성됐다.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으로 거둔 보수가 전체 신탁보수의 95%에 달한다.
특히 토지신탁보수와 담보신탁보수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58.91%와 79.45% 씩 늘어났다. 고점을 찍었던 2011년 보다 향상된 실적을 냈다. 지난 2년간 줄어들었던 담보신탁보수가 다시 늘어났고 토지신탁보수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크게 향상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5억 원, 52억 원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8.48%에 이를 정도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올해 차입형토지신탁을 2건 수주 했던게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며 "또 관리형토지신탁의 원활한 수익인식으로 신탁보수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토지신탁 수탁고 늘어…보수적 경영 전략에 변화 조짐
하나자산신탁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영업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경영전략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그동안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 온 것으로 유명했다.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담보신탁 위주의 경영방식을 고집해왔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수탁고에서 토지신탁 보다 담보신탁의 비중이 더욱 컸다. 하나자산신탁의 지난 2011년 6월 말 수탁고에서 담보신탁은 15조 3694억 원이었던 반면 토지신탁은 1조 882억 원에 그쳤다.
그러나 하나자산신탁이 지난 2011년 이후 이문이 박한 담보신탁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토지신탁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담보신탁의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자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토지신탁 비중을 늘리는 부동산신탁사과의 경쟁에 동참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부터 수탁고에서 토지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었다. 2012년 6월말 기준 토지신탁 수탁고는 2조 원을 넘어서더니 올해 6월 말에는 3조 1231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 2011년 담보신탁과 토지신탁의 비중이 각각 86%, 6% 였지만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살펴보면 담보신탁과 토지신탁의 비중은 각각 75%, 19%로 변동됐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담보신탁 시장의 보수가 1건 당 많아봐야 1000만원 수준에 그치다보니 토지신탁으로 손을 뻗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토지신탁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리츠 운용·비토지신탁 강화 등 수익성 확대 노력…"차입형 선별 수주로 리스크 최소화"
토지신탁 비중을 확대하는 경영전략은 비은행부문의 수익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모회사 하나금융지주의 의도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초 경영 비전 발표에서 2025년까지 10% 초반 수준에 머물렀던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향상된 실적으로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수익성 확대라는 목표달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산관리업 인가를 받아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운용 업무도 재개하는 등 사업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고 있다. 또 토지신탁을 제외한 나머지 신탁부문의 확대에도 예정이다.
더불어 향후 차입형토지신탁의 비중을 늘려 수익성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차입형토지신탁은 신탁보수 외에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도 낼 수 있는 사업구조라 다른 신탁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하나자산신탁이 올해 상반기 토지신탁보수로 벌어들인 43억 가운데 32억 원은 관리형이고 차입형은 11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탁보수 외에 이자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는 차입형토지신탁이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부동산신탁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관리형토지신탁이 담보신탁에 비해 보수가 양호하긴 하지만 차입형토지신탁에 비해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차입형토지신탁에 대한 하나자산신탁의 경험 부족을 수익성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2010년 처음으로 차입형토지신탁을 수주한 하나자산신탁은 지금까지 단 6건의 차입형토지신탁을 수행했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이나 한국자산신탁에 비해 업력이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수주한 차입형토지신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며 "더불어 차입형토지신탁 수주시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안정적인 사업만 선별적으로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 2010년 510억 원에 부동산신탁업체인 다올신탁의 지분 58%(580만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하나다올자산신탁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100%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하나다올자산신탁이라는 사명에서 '다올'이라는 단어를 떼고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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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증식에서 관리로'. 기업은행은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이 같은 변화로 신탁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속과 증여 등 부의 이전 등을 위해서는 신탁과 같은 맞춤형 자산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천희 기업은행 신탁부 부장(사진)은 "신탁의 패러다임이 '부의 관리'로 이동하고 있어 종합재산관리신탁을 키워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고객들의 관심도 이미 상속, 절세 등으로 바뀌고 있어 대응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금융사별로 큰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초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내놨다.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장에 비해 유연하게 상속계획을 세울 수 있어 가업승계 등을 원하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이 높은 상품이다.
이천희 부장은 "유언 등이 없이 사망하면 법정 상속비율대로 재산이 나뉘는데 그 안에서 분쟁이 무수히 발생하게 된다"며 "사전증여를 하더라도 자녀가 재산을 유지해나갈 여력이 없을 때 방패가 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유언대용신탁은 여러 세대에 거쳐 재산이 이전될 수 있어 신탁 상품의 최정점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장은 "미국의 경우 유언검증절차 회피 및 세제혜택 등을 이유로 생전신탁(Living Trust)이 활성화되어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 유언대용신탁은 신탁법이 개정된 지 오래되지 않아 이제부터 시장이 커가는 단계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 유언대용신탁의 한계는 뚜렷하다.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하면 재산이 노출됨에도 이에 따른 세제혜택이 제공되지 않아 유인이 떨어진다. 유언대용신탁이 민법상 규정된 유류분 제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그는 "유류분 제도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우선은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행 유언대용신탁의 강점을 전문성에서 찾았다. 법적인 이슈가 맞물려있기 때문에 상속, 세무 등에 대한 노하우가 금융사별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IBK컨설팅센터와 협업을 통해 전문적인 상담 등을 지원할 것"이라며 "유언대용신탁을 필두로 은행 신탁이 고객들에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