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1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러시앤캐시를 모태로 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하 아프로)의 공격적 인수·합병(M&A)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2년간(2014-2015) 국내에서만 7개 금융회사 M&A에 참여했으며 이중 3개 회사(예주·예나래저축은행, 한국씨티그룹캐피탈)를 인수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성장전략을 밝힌 최 윤(사진) 회장의 야심찬 포부가 지속될 경우 한국판 오릭스금융그룹의 탄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내외 금융회사 M&A·금융인력 흡수 블랙홀
아프로의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대부업 시장점유율 1위인 러시앤캐시를 바탕으로 성장한 아프로는 다른 대부업체와 다른 대출심사시스템을 개발·활용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 초에는 가교저축은행인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앞서 아프로는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5년내 총 대부자산의 40% 이상(약 7000억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금융위원회의 옵션을 받아들였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OK저축은행 출범 당시 기존 ‘아프로파이낸셜그룹’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그룹 이름을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M&A 성장 전략을 가능케 한 요인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 OK저축은행이 출범한 지난해 2월이후 지속적인 수익성 확대로 지난해 9월말 기준 러시앤캐시의 현금성자산(예치금 포함)은 3000억원에 이른다.
해외 진출도 눈에 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톈진에 현지법인 1호점을 시작으로 선전·충칭에 이어 폴란드 바르샤바에 법인을 세웠다. 이들 법인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대출뿐만 아니라 자동차할부, 주택대출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프로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소액대출 전문은행인 안다라은행 지분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인수대상 지분은 40%로, 인수금액은 1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계기로 비슷한 시장 환경을 갖춘 캄보디아, 미얀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프로는 OK저축은행 출범과 맞물려 금융권 인사도 대폭 빨아들였다. 김홍달 OK저축은행 수석부사장(전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 및 김병준 전무(전 KTB투자증권 사모펀드 PE투자본부 이사, 맥킨지 M&A 경영전략담당) 등이 대표적이다. 김 전무는 현재 아프로가 지난해 초 출범시킨 OK저축은행의 신사업본부 및 NPL사업·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맡고 있다. 신사업본부는 그룹의 주요 M&A 등 향후 성장전략을 전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배정장학회의 이사를 맡고 있는 김진관 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부행장 역시 최 회장의 경영고문 역할을 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인수 확정...칸서스자산운용 인수 여부 촉각
아프로는 지난해 OK저축은행 출범이후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왕성한 M&A를 지속해왔다. 아주그룹이 매각 의사를 접은 아주캐피탈뿐만 아니라 공평저축은행, 리딩투자증권 등에도 출사표를 던졌었다.
올해 12월 들어서는 노조의 반대로 무산위기까지 놓였던 한국씨티그룹캐피탈에 대한 고용보장을 약속하며 지난 15일 최종 SPA를 체결했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매각가는 기존 대출채권 및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약 3000억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조 3000억원 규모로 리스 영업 부문에서 업계 9위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저축은행과 대부업, 캐피탈을 연결하는 서민금융 라인업을 완성해 사업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구상할 계획이다.
오는 24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는 칸서스자산운용에도 출사표를 던진 아프로의 인수 여부도 관심이다. 매각 대상은 칸서스자산운용 지분 100%로, 매각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6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에는 아프로와 함께 중국의 푸싱그룹, DGB금융지주(139130)(10,200원 0 0.00%), 홍콩계 자산운용사 등 4곳이 경합을 벌이고 있어 막판 눈치 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아프로의 확장전략은 총 36개국에 거점을 두고 리스, 자산운용, 부동산 개발 및 임대, 투자업을 영위하는 시가총액 약 21조원, 총자산 106조원의 일본 오릭스금융그룹과 흡사하다”며 “최 윤 회장의 포부대로 아프로가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면 한국판 오릭스가 탄생할 수도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