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8
“재건축을 다시 추진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투자문의가 많아졌고 시범아파트 소형 면적 매매가격이 올 초보다 최대 1억원 올랐습니다.” (여의도동 T공인 관계자)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10여층 이상인 아파트 단지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해 보였지만, 복도 내부는 부분적으로 부서지거나 녹슨 곳이 많아 한눈에 봐도 낡은 아파트임을 알 수 있다.
◆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 최대 1억원 상승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김수현 기자
영등포구에 따르면 여의도동 16개 단지 8000여가구가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었다. 하지만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곳은 시범·목화·광장·미성·수정아파트 5개 단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추진 동력을 잃으면서 2011년 이후엔 대부분 사업이 정체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올해 여의도 일부 단지들도 재건축을 다시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범아파트는 이달 추진위를 재구성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 공고를 냈고, 수정아파트는 지난달 추진위원장이 새롭게 바뀌었다. 아직 추진위가 설립되지 않은 한양아파트는 지난달 입주자대표회의가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가격도 오름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와 KB부동산알리지 등에 따르면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60.96㎡는 올해 1월 4억9000만~5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올 11월에는 5억8000만~6억1000만원을 호가한다. 수정아파트 전용면적 74.55㎡ 역시 같은 기간 5억6000만~6억500만원에서 7억2000만~7억6250만원으로 호가가 상승했다.
여의도동 H공인 관계자는 “일부 단지가 재건축을 다시 추진하면서 9~10월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인 투자자들이 많았다”면서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재건축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서 집주인들이 물건을 회수하는 분위기라 호가가 강세”라고 말했다.
◆ 속도 내려면 몇 년 걸릴 듯
하지만 여의도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는 전망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용적률만 보더라도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 이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대부분 중층 단지라 기존 용적률이 200%를 넘는데, 서울시가 지난해 내놓은 ‘아파트지구 관리방안’에서 여의도의 6층 이상 고밀지구의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을 230%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기부채납과 소형 임대아파트 가구수를 늘리면 최대 250%까지 올릴 수 있지만 기부채납 부담이 적지 않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김수현 기자
지난달 말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주상복합을 지을 경우 최고 51층까지 지을 수 있게 하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이 발표됐지만, 용적률 조정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실익은 별로 없다. 수정아파트와 같이 일반상업지역에 있는 재건축 단지에 적용될 용적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의도동 S공인 관계자는 “여의도 재건축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조합이 설립된 단지도 없고 제약 조건도 있는 만큼 앞으로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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