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KB금융, 부실채권 이어 부동산 직접투자 나선다

Bonjour Kwon 2012. 5. 30. 07:37

KB금융지주가 부실채권에 이어 부동산 시장에도 직접 투자자로 뛰어든다. 국내 선두 금융그룹인 KB지주가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다른 금융회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9일 KB지주에 따르면 KB그룹은 사무실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전용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지금까지 금융회사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하더라도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주는 게 일반적이어서 직접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KB지주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확한 펀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지주의 또 다른 관계자도 “KB그룹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금융 부문이 약한 데 대형 개발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그룹이 설립을 준비 중인 부동산 펀드는 수익형 부동산에만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투자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성한 펀드)로 펀드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알려졌다. KB그룹 내에서는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자금을 출연할 계획이다.

KB지주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사업에 부동산 펀드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KB그룹 관계자는 “한전 부지 개발안이 펀드 투자 방향과 일치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한전에 전달했다”며 “아직 한전으로부터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KB지주는 한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사무실 중 일부를 통합사옥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지주는 올해 들어 부실채권 매입, 부동산 투자 등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KB지주는 지난달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펀드를 만들어 부실채권을 직접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부실채권이 많기 때문에 직접 투자하고 배당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KB지주가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직접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이 금융회사의 주 수익원인 수수료를 낮추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KB지주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출만 했다면 앞으로는 직접 투자자로 나서 기획하고 자문하는 역할도 할 예정”이라며 “부실채권이나 부동산 외에 다른 사업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