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0 03:06
저금리·주택시장 호황으로 지난해 리츠 인가 역대 최대
오피스 빌딩 공실률 증가로 부동산 펀드는 26% 줄어
일반인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와 펀드(REF)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저금리와 주택 시장 호황으로 리츠는 인가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상업용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는 공실률 증가 등으로 오피스 빌딩 거래가 줄어 마이너스 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지난해 신규 인가된 리츠는 40건으로 전년(30건)보다 25%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총자산 규모도 18조3000억원으로 2014년(15조원)보다 30% 늘었다. 주택과 물류 시설에 투자하는 리츠가 급성장했다. 2014년 각각 12건, 1건에 불과했던 주택과 물류 리츠는 지난해 각각 22건, 7건으로 늘었다. 김관영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그동안 리츠는 오피스 빌딩 투자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최근 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물류 리츠도 당분간 팽창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펀드는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부동산 종합 서비스 회사인 젠스타는 "지난해 신규 설정된 부동산 펀드는 167건으로 2014년(180건)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설정 금액(4조3711억원)도 전년보다 26% 줄었다.
송기욱 젠스타 선임 연구원은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국내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던 펀드는 감소한 대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전체 펀드 설정액 대비 해외 투자 펀드 비율은 역대 최고인 46.4%(2조원)에 달했다.
리츠는 재건축·재개발, 해외 부동산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펀드 시장도 올해는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종욱 한화63시티 투자자문팀장은 "리츠는 주택과 물류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펀드는 수익률이 높은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