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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펜트하우스 시장도 한파...고급부동산서 발 빼는 부호들. 뉴욕 런런 밴쿠버 등지 호화 부동산 거래 위축에 가격 하락

Bonjour Kwon 2016. 1. 21. 16:58

2016.01.21

 

유가하락 증시급락에 러시아·중국·중동 부호 손실 커진 탓

 

뉴욕 런던 밴쿠버 등 전세계 주요 지역의 호화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타격을 받은 러시아 중국 중동 지역 부호들이 펜트하우스급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 부유한 투자자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지의 고급 부동산 수요가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나이트프랭크는 올해 세계 주요 10개 도시의 고급 주택 평균 가격 상승률이 1.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평균 가격 상승률(3%)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뉴욕의 고급 펜트하우스 원57(One57)/ 블룸버그 제공

◆ 고급 부동산 투자 붐 끝나...아파트 가격 수십억원씩 떨어져

 

WSJ는 “런던에서 고급 부동산 투자 붐이 끝났다”며 나이트브릿지에 매물로 나온 침실 2개짜리 아파트를 소개했다. 지난해 8월만해도 반년 전 매입가에 67%의 프리미엄을 붙인 325만파운드(약 56억원)까지 올랐던 이 아파트 가격은 최근까지 3차례 떨어지면서 250만파운드(약 43억원)로 하락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첼시, 메이페어 등 런던 중심가 고급 부동산의 평균 가격도 지난해 1.4% 떨어졌다고 WSJ는 전했다. 나이트브릿지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11월까지 평균 부동산 가격이 5.6%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런던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런던의 전통적인 호화 거주지로 알려진 카도간 가든의 매물 34채 가운데 4분의 1 정도만 팔렸다. 억만장자들과 외교관들의 거주지로 잘 알려진 런던 벨그라비아의 주택 이튼 플레이스는 매물 50채 중 25% 정도만 주인을 찾았다.

 

유럽의 한 투자자는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90층짜리 원57(One57) 아파트 한 채(방 4개 짜리)를 지난해 4월 2030만달러(약 246억원)에 사들였다가 최근 1775달러(약 216억원)에 팔았다고 WSJ가 전했다.

 

◆ 저유가에 자국통화 약세로 아시아·중동 투자자들 타격

 

WSJ는 “(그동안) 중동과 아시아 등지의 부유한 투자자들이 (고급 부동산)가격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해당 국가들의 금융 상황이 지난해 급격히 변했다”고 전했다. 중동과 아시아에서 유가 폭락과 통화 절하 및 증시 하락 등이 겹쳐 손실을 본 거액 투자자들이 늘면서 세계 고급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의 부호들은 배럴당 27달러가 붕괴될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91달러(6.71%) 떨어진 배럴당 26.55달러에 거래됐다.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동 투자자들은 2014년만 해도 런던 시내 고급 부동산 구매자 가운데 1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4%로 줄었다고 WSJ가 전했다.

 

아시아 신흥국 투자자들은 해당 국의 통화 약세로 타격을 입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자들이 런던 시내 고급 부동산 구매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4%에서 지난해 2%대로 반토막났다.

 

중국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폭락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역사가 깊은 런던 쪽 보다는 신축 부동산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런던 고급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러시아 중국 중동의 부유한 투자자들은 런던 뉴욕 밴쿠버 등지의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렸다. 저금리 상황에서 금융 시장보다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고수익을 내는 투자처로 보였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런던의 호화 부동산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좋은 자산으로 통했다. 영국의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인 클리어벨캐피탈은 “이제 광란은 끝났다”고 전했다.

 

전세계 고급 부동산 시장은 전망도 좋지 않다. 나이트프랭크는 “미국의 마이애미 부동산시장에서는 올해 남미와 유럽의 투자자들이 강(强) 달러로 인해 빠져 나갈 것”이라며 “홍콩과 싱가폴, 파리의 부동산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