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3
[김다운기자] "한국 제조업의 주가는 현재 바닥권에 와 있으나 앞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가치투자를 하기에 가장 안전하고 좋은 시점이라고 봅니다."
신영자산운용의 이상진 대표는 23일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창립 전인 지난 1996년 2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시카고, 보스턴, 뉴욕 등을 돌며 가치투자업체 30여개사를 탐방한 적이 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시 만났던 운용사들 대부분이 노인들이 운용하고 있는 회사였는데, 그때 신영운용 역시 한 자리에서 펀드매니저가 펀드를 50년 이상 운용하는 노인들이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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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힘든 투자환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등 글로벌 경제 전반적으로 역성장 시대에 와 있다"며 "이 같은 마이너스 금리와 디플레이션 시대에 투자를 하기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의 빙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상당 기간 동안 세계 글로벌 경기나 한국경제도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꺾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개인부채 문제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인덱스펀드에는 어려운 시기…韓 제조업 주가는 현재 바닥권
주가 상승을 가정한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과거보다 훨씬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전후로 한 박스권에 머물렀기 때문에 인덱스펀드로 돈을 벌기 힘든 시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환경에서 기업의 수익과 배당이라는 20년간 지켜온 투자철학을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금을 가지고 수익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회사, 최악의 경우 몇 년간 불황이 이어질 경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업종군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의 지분을 계속해서 보유해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영운용의 꾸준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영운용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제조업기업들의 주가가 바닥 수준에 와 있다며, 오히려 지금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가치투자 대가로 손꼽히고 있는 신영운용 허남권 부사장은 "최근 포스코 등 주요 제조업의 대표종목 주가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으로 보면 20여년 역사상 최저점에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업황이 아무리 나쁘다고 가정하더라도 지나치게 빠진 주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년 동안 중국에서 수출주 중심의 양적완화 성장정책을 펼치면서 과잉공급이 일어났으나, 이제는 중국발 과잉공급이 상당히 해소되는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기업들의 경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가치투자 관점에서 보면 대표업종, 대표기업의 주가 수준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수준"이라며 "단기로 보면 위험하지만 장기로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가장 안전하고 제일 좋은 투자 시점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신영운용의 포트폴리오도 2년동안 중소형주에서 수익이 많이 났지만 이제는 무게중심이 대형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에 대한 결과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가면 증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 부사장은 "환율이나 유가를 보면 제조업 기업의 입장에서 지금처럼 원가를 낮추는 데 좋은 환경이 없다"며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향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