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1
한국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금융 영토 확장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주요 금융사들이 일제히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국내 금융 회사들에 해외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한국 금융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인터넷 전문 은행의 출범과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의 확산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무한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사들은 해외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법인을 세워 현지 고객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핀테크를 결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하는 모습이다.
정부도 한국 금융업이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금융회사, 금융 인프라,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해 첫 금융 개혁 추진위원회에서 “진출 대상국의 금융, 인프라 수준을 고려해 맞춤형 해외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와 KOTRA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체계적으로 해외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영토 확장 선두에 선 시중은행들
해외 진출 러시가 가장 활발한 곳은 비교적 덩치가 큰 시중은행들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23개국에 진출해 금융권 중 가장 많은 205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올해는 4월에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 작업을 끝내고 연내에 베트남, 멕시코에 현지 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최근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까지 모바일 전문 은행인 ‘위비뱅크’ 서비스를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19개 국가에 141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새 갑절로 불어난 규모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 법인은 현지 고객 비중이 90%를 넘어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국내 은행 최초로 미얀마에서 현지 지점을 설립할 수 있는 예비 인가를 받은 데 이어 베트남에서도 4개 지점 추가 설립 인가를 받았다.
KEB하나은행은 모바일 전문 은행인 ‘원큐(1Q)뱅크’ 서비스를 해외 진출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현지 법인에서 1Q뱅크를 가장 먼저 선보여 현지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필리핀에서 시작한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인 ‘1Q 트랜스퍼’도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던 KB국민은행은 올해부터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 들어서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 ‘그룹 글로벌위원회’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NH농협금융은 금융과 유통 등을 아우르는 ‘범농협 인프라’를 발판으로 해외 농업 금융 시장을 공락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최대의 농업협동조합이 설립한 ‘공소그룹’과 합자회사 설립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고, 인도네시아 국영은행인 만디리은행과도 현지 농업 금융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발맞춰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 진출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몽골부터 남미, 중동까지 영토 확장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내몰린 카드사들도 해외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미얀마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미얀마에서는 소액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여 현지 소비자를 공략할 예정이다. BC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지난해 12월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여행 선불카드 판매를 시작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만디리은행과 손잡고 신용카드 프로세싱 사업을 하는 합작법인을 세웠다.
금융투자업계의 해외 진출 러시도 가속화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아시아는 물론이고 영국 미국 등 선진시장 등 12개 국가에 진출해 해외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특히 2013년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몽골에 법인을 설립해 몽골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한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2010년 인수한 현지 합작 증권사가 한국투자증권의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당시 70위권에서 현재 7위(시장점유율 기준)로 급성장했다.
2003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세계 23개국에서 1200개가 넘는 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 영국 브라질 미국 등 11개국에 있는 해외 법인의 자산은 현재 11조 원을 넘어섰다.
기존 금융사들이 국내에서 혁신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핀테크를 해외 진출의 무기로 삼고 있는 데 이어 하반기에 출범할 인터넷 전문 은행도 해외 시장 공략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룡 위원장은 최근 인터넷 전문 은행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인터넷 은행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출범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 모델을 구축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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