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6.03.16 16:04
국내 보험사들이 최대 43조원대의 준비금(부채)을 더 마련해야 했던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기준안이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시행 시기도 당초 예정된 2020년보다 1~2년 가량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KAI)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IFRS4 2단계 회계기준 관련, 한국의 제안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2011년 모든 산업에 도입된 IFRS는 보험업의 경우, 산업에 미칠 타격을 고려해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IASB가 2013년 발표한 기준안 초안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돌려줄 보험금의 재원이 되는 준비금을 43조원 가량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KAI는 한국 보험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부채가 과대계상되고 당기 손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기준을 수정해 달라고 IASB에 요청했다.
IASB는 KAI의 건의를 받아들여 금리연동형 상품처럼 미래에 이익이 발생하는 계약과 고금리 확정형 상품과 같이 미래에 손실이 발생하는 계약을 통합할 수 있도록 회계 단위를 확대키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이익이 예상되는 계약과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을 한데 묶어 계산할 수 있어 부채 증가 폭이 감소되고, 재무변동성도 완화된다.
또 부채로 인식되는 계약서비스마진(CMS)은 소급계산하면 현행 이익율보다 장래이익이 높게 계산돼 부채 규모가 커진다. KAI는 소급 적용 대신 최근 발행되는 계약의 낮은 마진율을 이용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 내용도 받아들여 졌다. 아울러 이자비용을 계산할 때도 과거의 높은 이자율이 아닌 전환시점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KAI는 이와 별도로 IFRS4 2단계 적용 준비 기간을 1~2년 더 늦추는 방안도 IASB에 제안한 상태다. KAI 관계자는 "적용 준비기간을 기존 3년에서 4~5년으로 늘려달라고 건의한 상태"라며 "당초 2020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해외에서도 적용 연기를 원하는 곳이 있어서 1~2년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지인 KAI 원장은 "한국의 제안사항이 최종 기준서에 정확히 반영되는지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새로운 회계기준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국내 보험사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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