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6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김경림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베트남 랜드마크72 확정 금리 상품이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증권사 기업금융(IB)과 자기자본투자(PI)가 연계된 리테일 상품이 업계의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함에 따라 PI와 자산관리(WM)를 결합한 구조화 상품이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한 랜드마크72 대출채권 기초자산 자산유동화증권(ABS)은 PI 투자가 접목된 WM 상품이다.
증권사가 투자를 집행하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가 떠안는 위험 부담은 낮추고 수익은 어느 정도 보장한 점이 특징이다.
사실 증권사 대부분은 기업금융 부문이나 고유재산으로 집행한 인수 금융 투자 대상을 리테일에 판매하지는 않았다.
차이니즈월(방화벽) 문제로 정보 교류가 막혀 자칫 금융감독원 규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회사의 자율규제 매뉴얼과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50조에 따르면 프라이빗뱅킹(PB)업무와 고유재산 매매 및 중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기업 금융 업무 간에는 정보 교류 차단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이번 미래에셋증권 상품은 IB에서 직접 매도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 등으로 이관, 구조화상품으로 만들면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출채권을 모아 SPC에 매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ABS를 발행하는 행위는 금융투자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의 랜드마크72 투자 건의 경우 3천억원은 선순위 대출채권, 1천억원은 전환사채(CB)로 PI 투자가 집행됐지만 SPC(브이엘엠제일차)를 세워서 ABS를 발행한 형태라 별다른 문제가 없다.
물론, 기존 증권사들도 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구조화상품인 파생결합증권(DLS)을 공ㆍ사모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왔다.
삼성증권의 경우 인수금융을 맡았던 홈플러스스토어즈 신용을 담보로 DLS를 발행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완판에 성공했다. 이 상품은 삼성증권이 홈플러스에 대출금을 빌려주고 받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개인투자자에 연 4% 안팎의 이자를 지급하는 형태로 구조가 설계됐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IB부서에서 투자한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DLS를 발행했다.
KB투자증권은 지방도시공사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행한 ABS를 기초자산으로,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휴스턴 벡텔타워의 부동산 펀드 일부와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오피스빌딩 리츠(REITS)를 기초자산으로 DLS를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래에셋증권 상품에 PI가 같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기존 상품과 차별된다고 평가했다.
A 증권사 파생 상품 담당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인 랜드마크72 ABS는 신용 사건을 기초자산으로 한 구조화 상품이라는 점에서 기존 증권사들이 백투백으로 발행하던 DLS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대출채권의 건전성이 중요한데 4.5% 확정 이익을 약속했단 점에서 투자자 보호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상품을 계기로,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 '알파(α)' 수익을 낼 수 있는 증권사 WM 상품에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권사의 WM모델은 PI를 통한 일정 수준의 위험 부담을 수반한 하이브리드형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의 기본적인 모델은 미래에셋증권의 사례처럼 선투자ㆍ후매각의 형태가 될 것이며 상황에 따라 위험을 나눠 고유계정에 고위험ㆍ고수익 부문을 남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같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이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수요는 충분히 많을 것"이라며 "자기자본으로 백업(back-up)하는, 이런 게 진정한 IB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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