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8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 매각 흥행을 위해 보유 지분 통매각이 아닌 경영권 포함 '50%+1주'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중공업의 기대 가격과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 간 괴리를 좁히고 보다 많은 인수후보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부분 인수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 가운데 경영권을 포함한 최소 지분만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인수후보들에 '50%+1주'만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줬다"며 "이번 거래는 사적 거래(Private deal)인 만큼 매각 지분 규모를 협상을 통해 언제든 조율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높은 희망 매각가 탓에 흥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실제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BNK금융지주 등 당초 주요 인수후보로 꼽혀왔던 곳들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는 '비싼 가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의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으로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매각을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통매각 원칙을 고수할 경우 높은 매각가에 인수후보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해 매각 흥행 및 성사를 위해 유연성을 발휘하기로 했다. 통매각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되, 필요하면 부분매각도 가능하도록 여지를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부분매각 방식이면 애초 8000억~1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던 하이투자증권 매각 가격이 5000억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하이투자증권 매각 가격은 5000억~6000억원 선이다. 대신 나머지 지분은 향후 추가 매각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1분기 기준 7037억원이다. 부분매각으로 적절한 가격을 제시한다면 '대형화'를 노리는 일부 증권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상증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본 확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 정책에 따라 자기자본 5조원의 기준을 맞추려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투자펀드(PEF)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들의 관심을 본입찰 참여로 이어가는 것이 관건인데, 부분매각 가능성이 열린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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