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우정사업본부 `글로벌IB 佛빌딩` 매입.나티시스 파리 사옥 2300억에…아마존 美본사 사들인 후 석달만에

Bonjour Kwon 2016. 9. 1. 08:11

2016.08.31

우정사업본부가 글로벌 투자은행(IB) 나티시스의 프랑스 파리 사옥을 약 2300억원에 사들인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6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소재한 아마존 본사 빌딩의 지분 49%를 3000억원에 매입한 지 석 달 만에 또다시 해외 빌딩 인수에 나서며 해외 부동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IB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매물로 나온 나티시스 파리 사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중순 현지 실사를 다녀왔으며, 국내외 운용사들과 부동산펀드 설정 시기 등에 관한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께 모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체 매입금액은 약 2300억원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매입대금의 40%가량인 약 920억원을 지분 투자하고, 나머지 잔금을 현지 금융권에서 대출로 조달할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이번에 인수하는 나티시스 파리 사옥은 지하 3층~지상 8층, 임대면적 9600㎡ 규모이며 총 3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파리 중심부인 몽마르트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 요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파리 핵심 지역인 데다 우량 임차인인 나티시스가 장기 책임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물이어서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최대 금융그룹인 BPCE의 핵심 계열사 나티시스가 건물 전체를 사용 중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향후 10년간 장기 임차하는 조건이어서 연간 기대수익률은 6%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티시스는 인프라스트럭처와 항공금융 등 대체투자에 강점을 지닌 글로벌 IB로 전 세계 36개국에 임직원 1만60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나티시스는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2010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인수금융 지원 방안 등을 추진했다. 2014년 말에는 현대증권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전량(4.31%)을 약 4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대형 부동산 신탁회사인 `보나도 리얼티트러스트`로부터 뉴욕 맨해튼 아마존 본사 빌딩 지분 49%를 3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약 5000억원 규모로 해외 부동산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위탁운용사 선정에 착수한 상태다.

 

우정사업본부가 나티시스 파리 사옥을 인수하면서 향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열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유럽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최근 들어 독일과 프랑스 등 인근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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