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2016/09/02 13:43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대체투자 심의 명단에 오른 오피스 빌딩이나 쇼핑몰은 지하주차장부터 10층까지 올라가며 살펴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투자리스크를 점검합니다."
이상호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부이사장(최고투자책임자·CIO)은 1일 기자와 만나 대체투자 사전 리스크 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상대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투자자산의 절반에 달하는데 대체투자 특성상 리스크 관리가 특히 더 중요하다보니 CIO가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점검한다는 것.
이상호 부이사장은 "주중에 한번, 주말에 한번 투자심의대상에 오른 곳을 찾는다. 쇼핑몰을 예로 들면 주차할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지 기본적인 것부터 살핀다"고 말했다. 이어 "의류 회사에 투자한다고 하면 쇼핑몰을 들린 김에 입점해 있는 의류업체 배치도와 경쟁업체와 영업현황도 함께 살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부이사장은 신한은행에서 지점장 및 재무기획부장, CFO 및 CRO를 역임하면서 영업과 여신관리, 재무관리, 리스크관리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4년 4월 군인공제회 경영기획 부이사장으로 임명된 후 지난해 1월부터 4조 3천여원을 굴리는 금융부문 부이사장을 맡았다. 국내 부동산 PF 사업은 건설부문에서 전담하지만 이 부이사장이 공제회 자산운용 최종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멤버로서 투자리스크는 직접 챙겨본다.
투자심의안건을 철저히 점검하는 습관은 과거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 부이사장은 "은행 재직시절 빅딜 제안을 리젝트(거절)한 게 있는데 나중에 완전히 실패한 딜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서 대체투자 제안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는데 투자심사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부사장은 "대체투자 4개팀에서 항상 1~2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는 80% 투자집행을 완료했고 4분기부터는 내년 투자계획에 대한 스터티를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올해는 주식 투자 성과가 특히 눈길을 끈다. 1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8월말 기준 국내주식 직접 운용 절대수익률이 7%에 달한다. 올 여름 삼성전자 최고가 랠리를 펼쳤던 영향이 컸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위주 대기업 편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삼성전자 효과가 무조건 한번은 올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 지배구조 이슈와 경쟁사인 애플이 예전만 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올들어서도 삼성전자 비중을 늘렸다. IT에 원래 관심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종목수를 줄이고 잘 아는 주식에 집중하는 식으로 올해 투자전략을 짠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