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7
- 부동산개발 지평 열어, 간절함이 원동력
▲ 문주현 한국자산신탁 회장. ◆ 생애
문주현은 1958년 3월3일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영농후계자를 꿈꿨다. 21세에 군대를 다녀온 뒤 학업에 뜻을 두고 검정고시를 통해 27세에 늦깎이로 경희대학교에 입학했다.
나산그룹 공채 1기로 입사해 10년 동안 부동산 개발사업을 맡았다.
직접 주도해 내놓은 주거형 오피스텔과 원룸 하숙텔이 큰 인기를 얻으며 입사 6년 동안 특진 7번을 거쳐 30대에 최연소 상무에 올랐다.
나산이 부도를 맞은 뒤 주택분양대행사인 MDM을 세워 부동산개발업자(디벨로퍼)로 변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호텔형 오피스텔과 분당 트리폴리스 분양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부동산 분양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한 뒤 자회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을 세워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개발과 신탁, 금융, 자산운용 등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분야 계열화에 성공했다.
◆ 가족관계
9남매 가운데 다섯째다.
◆ 학력
1978년 대입 검정고시를 합격했다.
1987년 경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 경력
1987년 나산그룹에 공채 1기로 입사했다.
1998년 MDM을 세워 회장에 올랐다.
2001년 문주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았다.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기로 한 뒤 회장에 선임됐다.
2014년 제3대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2015년 한국자산에셋운용이 출범한 뒤 회장에 올랐다.
2015년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장을 맡았다.
◆ 사건/사고
1998년 나산그룹이 부도가 난 뒤 부동산개발사 MDM을 세웠다.
2002년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제출한 탄원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검찰은 분당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을 수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문주현을 분당 파크뷰 아파트 1829가구 가운데 67가구를 사전분양한 사실을 밝혀내 공정거래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에 대해 분양대행사 측은 “사전분양은 업계의 관행”이라며 “검찰의 영장청구는 무리가 있다”고 반발했다. 이후 문주현은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해 부동산종합그룹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시 MDM은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자 대신MSB 사모펀드를 통해 한국자산신탁의 지분을 취득하고 2년 뒤 한국자산신탁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한국자산신탁 노조는 문주현의 도덕성을 문제삼아 매각에 반대했다.
한국자산신탁 노조는 “신탁회사는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하는데 문주현이 대주주가 된다면 고객이 한국자산신탁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노조의 반발에도 매각을 진행했다.
2011년 MDM은 한국자산신탁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2014년 기존 부동산신탁과 투자회사에 이어 부동산펀드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부동산 개발의 중심이 금융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동산펀드는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운용사만 가능한 데 인가를 받기 어려워 아주그룹의 아주자산운용을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주그룹과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그 뒤 자산운용사를 새로 세우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2016년 1월 자산운용 자회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을 세웠다. 이를 통해 MDM그룹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금융∙개발과 관련된 모든 분야 계열화에 성공했다.
같은 해 7월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신탁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했다.
◆ 상훈
2012년 대한민국 건설문화대상 부동산개발부문에서 국토해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4년 전국NGO단체연대가 뽑은 ‘올해의 닮고 싶은 인물’ 가운데 사회봉사 부문에 올랐다.
2015년 경희대학교 총동문회로부터 ‘자랑스러운 경희인 상’을 수상했다.
◆ 어록
“미래 부동산의 키워드는 금융과 디벨로퍼와 신용이 중요하다. 이 세가지가 어우러진 융복합 시대에 종합 디벨로퍼 회사가 세상을 이끌어낼 것이다.” (2016/06/09, ‘2016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포럼’에서)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는 기획·설계를 100% 마케팅 마인드에서 시작해야 한다. 창문 하나도 소비자가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2014/08/05,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지만 원칙을 지키고 투명하게 한다면 길은 늘 있다.” (2014/05/22,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파트는 과거엔 사실상 현금성 자산이었지만 최근 거래가 막혀 이 같은 기능을 잃었다. 시장이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만큼 규제의 대폭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 (2012/04/10, 서울 아파트 거래가 사상 최저인 현상에 대해 설명하며)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는 누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만 바라보고 있으면 안된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 모두에 해당되는 얘기다.” (2011/07/29, 모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런 입장에 처해본 적이 있어서 안다.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데,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가 돈이 없어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지 않은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2009/12/02, 장학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하며)
“흐름을 제대로 읽는다면 사업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철저히 분석하고, 틀을 깨는 과감한 아이디어를 준비 중이다.” (2009/09/22, 한국자산신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디벨로퍼는 땅의 효용가치를 최대화하는 한편 시장의 흐름에 맞고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부동산 상품의 코디네이터다. 디벨로퍼의 역할을 잘못 해석해 사회악을 낳는 이들도 종종 있다.” (2001/07/25, 부동산개발업자에 대해 소개하며)
“부동산시장에는 불황이 있어도 디벨로퍼의 세계에는 불황이 없다. 디벨로퍼는 항상 시장의 요구를 적절히 반영해 수요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2001/04/24, 부동산개발업자에 대해 소개하며)
“건물이 30층을 넘으면 30층 이하의 건물보다 건축비가 15% 이상 더 든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쾌적한 전망을 갖췄느냐의 여부가 인기 아파트의 기준이 되고 있어 사업주 입장에서는 초고층을 고집하게 된다.” (2000/07/16, 초고층 빌딩 건설이 붐을 이루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 평가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1998년 IMF외환위기 당시 부동산개발시장에 뛰어들어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성공시킨 부동산개발업계에서 입지적 인물이다.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표적인 미국 부동산업자인데 2015년 기준으로 4조7천억 원 규모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개발업자 1세대로 꼽히는데 한때 ‘땅 투기꾼’ 등으로 폄하되던 부동산개발업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낸 대표적인 주자다.
부동산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며 사업전략이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사업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개발사업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라고 생각해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MDM과 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캐피탈,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으로 구성된 종합부동산그룹을 만든 이유 역시 계열사 사이에 시너지를 내야 앞으로 부동산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1년 세운 문주장학재단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장학재단설립은 대학 시절 금전적인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어느 독지가의 도움으로 졸업을 하는 순간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성장배경 때문에 문주장학재단 운영방식도 남다르다. 장학금 지급 대상을 결손가정이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으로 제한했는데 대상으로 선정되면 전액을 지원한다.
60세가 될 때까지 장학재단출연금을 100억 원으로 만들겠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 215억 원이 넘었다.
모교인 경희대에도 매년 1억 원 이상 기부하고 있다.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사회공헌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를 세우면 달성할 때까지 노력하는 근성을 소유하고 있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은 뒤 하루 15시간씩 3개월을 공부해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나산그룹에 입사한 뒤 6년 넘게 휴일없이 일했다고 전해진다.
지금까지 버틴 원동력은 자신감과 해야겠다는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기타
MDM은 성을 따 지은 회사명이다. Moon Development & Marketing의 약자다.
바둑에 대한 관심이 많다.
2015년 출범한 여성 바둑리그의 스폰서를 맡고 있는데 올해 후원 금액을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렸다.최근 한국기원 이사에도 선임됐다.
탁구도 좋아한다. 탁구는 가난한 대학생 때 유일하게 즐긴 취미로 알려졌다.
2013년 서울시탁구협회장을 맡은 뒤 우수한 성적을 거든 초∙중∙고교 탁구선수 3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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