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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시장 부동산 P2P (Peer to Peer·개인 간 거래) 대출 시장이 급성장 중

Bonjour Kwon 2016. 10. 11. 06:22

2016/01/15

 

부동산 P2P 대출은 중개업체가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부동산 개발과 매입에 관한 투자 상품을 게재한 뒤 개인이나 법인 회원들에게 이자를 주는 대가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투자 상품에는 연립주택이나 빌라 등 건물 용지 매입과 건물 신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건축 자금 대출’과 후순위 담보대출 같은 ‘주택 담보 대출’ 등이 있다.

 

 

 

일러스트=김연수

 

부동산 P2P 중개업체는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에 안전 장치를 마련한 뒤 해당 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준다. 중개업체들은 보통 대출자가 투자금을 마음대로 유용하지 못하도록 투자금을 신탁 회사에 위탁해 신탁 회사의 에스크로 계좌에 넣어두고, 대출자가 자금 출금을 요청하면 중개업체가 이를 직접 확인하고 승인하는 방식으로 안전 장치를 마련한다.

 

P2P 중개업체는 투자자와 대출자에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남긴다. 보통 대출자로부터는 대출액의 일정 비율을, 투자자로부터는 수익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몇몇 업체들은 일부 상품의 중개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도 한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부동산 P2P 중개업체는 1곳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5곳으로 늘었다. 2014년 3월 ‘테라펀딩’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9월에는 ‘투게더’, 11월에는 ‘루프펀딩’과 ‘펀딩플랫폼’이 부동산 P2P 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해를 넘겨 이달 7일에는 ‘엘리펀드’가 P2P플랫폼 ‘펀다’와 손잡고 부동산 P2P 담보대출 상품 판매에 나섰다. 다음 달에는 부동산 경매 P2P 중개업체 ‘소딧’도 출범을 앞두고 있고, ‘위펀딩’도 올 상반기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동산 P2P 대출 중개업체 테라펀딩에 올라온 투자 상품들. /테라펀딩 홈페이지 캡처

 

이달 11일 각사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한 중개업체별 누적 투자액은 테라펀딩이 71억5000만원, 투게더 54억5400만원, 렌딧 43억2440만원, 루프펀딩 11억원, 펀딩플랫폼 3억원 정도다.

 

이달 7일 첫 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인 엘리펀드의 경우 7000만원짜리 투자 상품에 61명이 몰리면서 출시 11분 만에 투자자 모집을 완료됐고, 같은 날 선보인 4500만원 짜리 상품도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부동산 P2P 대출은 목돈이 필요한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와는 달리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필요하지만 부동산 P2P는 보통 최소 투자금액이 5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다.

 

시중 은행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5%고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 보통 1% 초~중반대다. 부동산 P2P 대출 상품은 보통 수익률이 낮아도 7%대다. 루프펀딩이 내놓은 상품은 수익률이 무려 18%에 달했다. 부동산 P2P 대출 상품이 시중 은행 금리보다 적어도 5~6배 이상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은행 예금처럼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대출자가 약속된 이자를 연체하거나 원금 상환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부동산 P2P 중개업체가 투자 손해를 보상해 주지 않는다면 투자자가 원금 손실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우리 회사는 대출자의 토지 매입비와 건축 자금을 전문적으로 대출해 주는데, 빌라 같은 소형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주들 가운데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이 현재는 주요 대출 고객”이며 “투자는 아직 개인 투자자들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P2P 대출 시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후순위담보대출 등 상품에 따라 시장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부동산 P2P 대출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저축은행이 주로 담당하던 10조~12조원 규모의 소형 PF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는데, 업계는 줄어든 10조원 정도의 소형 PF 시장을 타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