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3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개인이 직접 해외 부동산 매입 꾸준히 증가…"환금성 고려해 다운타운으로, 美금리인상은 리스크"]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A씨는 최근 친구들과 베트남으로 골프 겸 부동산 투어를 다녀왔다. 하노이 시내에 투자할 만한 부동산이 있는지 둘러보기 위해서다.
박씨 무리에는 서울과 베트남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남편을 둔 친구도, 베트남이 아닌 해외에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친구도 있다. 이들은 고급 콘도나 아파트 등 현지 상류층이나 한국인 혹은 외국인에게 임대할 수 있는 부동산을 둘러봤다.
#기업을 경영하는 B씨는 최근 컨설팅 업체를 통해 미국 뉴욕 맨하탄에 20~30억원 사이의 고급 콘도를 한 채 물색해 줄 것을 의뢰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방이 3개 이상인 콘도도 손에 넣을 수 있다.
B는 첫 해외 부동산 투자인 만큼 환금성에 신경 쓰고 있다. 맨하탄 중심가는 부동산 경기를 크게 타지 않고 환금성이 좋은 데다 당장에 임대 수요도 높겠다는 판단이다. 혹시 뉴욕지사를 세우게 되면 임직원 숙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하와이로 자주 여행을 다니는 김모씨도 지난해 하와이 현지에 3억원대 소규모 콘도를 매입했다. 평상시 임대로 운영하다 여름엔 직접 가서 머무르기 위한 용도다. 최근엔 자녀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면서 학교 인근에 주택을 구입할 생각도 하고 있다.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여유자금이 오를 대로 오른 국내 부동산 대신 해외 부동산으로 향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를 통한 해외 간접투자는 물론 해외에서 직접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올리고 매도로 시세차익까지 챙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지역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10억원 이하 소액투자가 용이하고 경제성장에 따른 높은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각광받고 있다.
12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의 부동산·임대업 관련 해외투자는 총 36건으로 투자금액은 2810만 달러 규모(한화 약 316억원 상당)로 집계됐다. 개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지난 2011년 연간 45건, 투자금액 1896만 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79건, 3288만 달러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개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활발했던 국가들은 △미국(15건) △베트남(8건) △필리핀(3건) 등이다. 이밖에 괌, 뉴질랜드를 비롯해 라오스, 미얀마,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일본,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투자가 이뤄졌다.
개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리스크(위험)가 높아 통상 펀드 등 기관투자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사업가, 현지 교민이나 유학생, 이민자를 비롯해 국내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직접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부동산 투자컨설팅업체 리맥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민자뿐만 아니라 국내 자산가, 기업 파견 근로자 등을 중심으로 투자 목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이나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파견 중인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작년 여름 베트남의 외국인 부동산 투자제한이 풀리면서 교민은 물론 한국에서 들어와 아파트나 콘도 등을 매입한 사례가 많다"며 "소액투자도 가능한 데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부동산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부동산 가격 하락 리스크(위험)가 부각되고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조언했다. 아시아 역시 미국 금리인상시 환율이 급등하는 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는 단기 회수가 쉽지 않은데 연말에서 내년초 사이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며 "기관이 빠지는 부동산 시장에 개인이 섣불리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을 우려도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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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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