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20
日,마이너스 금리 여파 증시서 590억弗 빠져
韓도 채권서 19억弗 유출 中 위안화 SDR 편입에 채권시장 202억弗 몰려 4분기 역전될 가능성도
글로벌 머니의 아시아 투자 지형이 바뀌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미국 금리인상, 원자재값 상승 가능성, 특히 고금리를 좇는 단기 핫머니들이 초저금리 국가에서 금리가 좋은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일본은 아베노믹스 실망감과 마이너스금리, 한국에서는 초저금리로 글로벌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금리가 상대적으로 좋은 아시아 신흥국으로는 외국인 채권.주식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되고 개방을 확대하면서 3.4분기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급증했다.
■일본 증시 자금이탈 거세
지난 5개월간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590억달러에 달한다. 일본은 엔화 강세, 아베노믹스 실망, 마이너스금리 등이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엔저로 수출확대와 경기부양을 이끌어낸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지만 최근 이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엔화는 달러대비 16% 급등해 아시아 주요 통화 중 상승세가 가장 높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등 이례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BOJ가 연간 580억달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면서 주식가치 왜곡 등 문제를 키우고 있다. 주가지수 상승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19.5% 하락했다.
이 같은 여파로 일본 자산운용업계에선 일본 주식을 팔고 아시아 신흥국 주식을 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 유입
반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에는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우선 3.4분기 아시아 신흥국 6개국(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한국)에 외국인 채권투자금이 287억달러로 급증했다. 2.4분기(115억달러)보다 2.5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3.4분기 중국 채권시장에는 202억7000만달러가 유입됐다. 2.4분기보다 3배가량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인도는 2.4분기 13억달러 유출에서 3.4분기 32억9000만달러 유입으로 전환됐다.
한국의 경우 저금리로 채권투자매력이 떨어지면서 자금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 외국인 자금유출액은 2.4분기 10억6000만달러, 3.4분기 8억8000만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은 채권시장 개방, SRD 편입 효과 등 4.4분기 이전에 이벤트가 많아 채권시장에 자금이 유입됐다"며 "인도네시아는 연중 채권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인도도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 감소, 유가 상승 기대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4주일간 아시아 신흥국에는 27억1900만달러가 유입됐다.
하지만 4.4분기에는 대외여건이 신흥국에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9월 말 이후 도이체방크발 유럽 은행 불안,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등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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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장일현 특파원 | 2016/10/1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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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 - 수입품·원자재 가격 급등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 22개월만에 최고치 기록 - 파운드화, 1.11유로까지 떨어져 석유·생활용품·식료품 직격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의류… 내년 8~10% 정도 오를 것" - 유통·생산업체 힘겨루기 전자제품·수입차도 누가 먼저 올릴지 눈치만 버티던 유통업체 값 올리면 소비·유통 가격 인상 도미노
런던=장일현 특파원
"마마이트가 사라졌다."
지난 11일 오후(현지 시각)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온라인 식품 매장에서 '마마이트'를 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영국 전체가 들썩였다. BBC·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 등 모든 영국 언론들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고, 네티즌들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에서 텅 빈 매장 사진과 뉴스를 퍼나르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마이트는 효모 추출물로 만든 스프레드로 영국인이 식사할 때 빵에 발라 먹는 대표적인 영국 식품 중 하나이다. 뉴스가 순식간에 퍼지면서 일부 테스코 매장에선 마마이트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생산업체인 유니레버가 파운드화 폭락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을 이유로 납품가를 10%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 발단이었다. 유니레버 가격 인상 목록에는 마마이트 이외에 아이스크림과 비누, 세제, 섬유유연제, 식기세척제 등 각종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망라돼 있었다. 테스코가 가격 인상을 거부하자 유니레버는 납품을 중단했다.
정치권과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항의하고, 불매 운동 움직임까지 보이자 테스코와 유니레버는 이틀 만에 협상을 타결했다. 더타임스는 "유니레버 시장점유율은 아이스크림 37%, 세탁세제 31%, 마마이트는 85%에 달한다"면서 "협상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테스코가 불리한 조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마마이트 사태'를 앞으로 영국 국민들이 겪게 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의 서막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 가치가 급락하면서 각종 수입품·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고, 원가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상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8일 발표된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로 2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소비자들, 브렉시트 공포 확산…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
이미 가격이 올라 영국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을 어렵게 하는 품목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석유판매자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13.04펜스로 지난 8월(110.03펜스)보다 2.7% 이상 오른 데 이어 다음 달에는 116.00펜스 이상으로 뛸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실제 도매 가격은 6~7% 이상 올랐지만 치열한 경쟁 때문에 소매가 인상폭이 작았다"면서 "하지만 도매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결국 소매가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인즈·켈로그·코카콜라·펩시 등도 지난 6월에 비해 제품가를 평균 12% 이상 올렸다.
브렉시트가 영국인들의 실생활에도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파운드화 하락에 이은 수입 물가 상승을 이유로 일부 업체가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체인인 테스코의 런던 매장. /블룸버그
영국 현지 유통 전문가들은 석유 이외에도 의류와 와인·빵·우유·바나나 등 각종 생활용품과 주류, 식료품 등이 파운드화 폭락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의류의 경우, 영국에서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되고, 달러로 결제되고 있다"면서 "내년엔 소비자 가격이 8~10% 정도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올리브 수입·유통업체 관계자는 "파운드의 대(對)유로 환율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전 1.31유로에서 최근 1.11유로까지 떨어졌다"면서 "이 환율이 1대1 정도까지 내려가면 수입 올리브유 가격은 20% 이상 폭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영국 내 일부 공항에서는 유로화를 환전할 때 1파운드당 1유로 이하를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과 수입 자동차 업계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차 영국 법인 관계자는 "누가 먼저 가격을 올릴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는 순간 다른 모든 브랜드가 일제히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재 가격 상승을 놓고 유통업체와 생산업체 간 갈등과 힘겨루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테스코·세인즈베리·아스다·모리슨 등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는 유통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하겠지만, 생산업체들은 제조 원가 상승 압력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은 시기의 문제일 뿐,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앨런 클라크 스코티아뱅크 이코노미스트는 "한 업체가 가격 인상에 굴복하는 순간, 소비·유통업계가 가격 인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라며 "내년엔 소비자들의 진짜 고통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경제계 걱정 태산… "경쟁력 잃을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은 이달 초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할 때, 관세 장벽이 생긴다면 영국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곤 회장은 "우린 영국에 남아 계속 생산 활동을 하고 싶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이곳에 남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공장을 유럽 대륙에 지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영국 닛산은 내년 초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캐시카이 신형 모델을 생산할 신축 공장 부지 선정을 앞두고 있다. 영국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159만대를 생산해 이 중 80%를 해외로 수출했다. 닛산은 영국 전체 자동차 생산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지난 14일 곤 회장을 총리 관저로 불러 "정부는 자동차 업계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영국 경제계에선 브렉시트 이후 영국 기업들이 EU 시장에 접근하는 게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과 걱정이 확산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최근 열린 집권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 협상 때) 이민자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EU는 영국이 이민자를 통제할 경우, EU 시장에 대한 무제한 접근권도 박탈하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파운드화는 메이 총리의 발언 이후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국이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금융업계도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즉 EU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잃는다면 글로벌 금융회사와 직원들이 대거 유럽 대륙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런던 금융권인 '시티 오브 런던'의 경영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런던 금융권의 일자리 3만5000여개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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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 수입품 가격 10%↑…르노닛산 공장이전 검토
최초입력 2016.10.19
英경제 덮친 `하드 브렉시트`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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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된 이후 염려됐던 영국의 경제 쇠퇴가 현실화하고 있다. 물가는 폭등하고, 경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전통적인 우방인 호주 등에 손을 내밀었지만 거절당했다. 금융 중심지였던 런던에서 글로벌 금융기업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시화하는 등 영국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 후폭풍으로 인해 치솟는 물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물가지수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하며 성장률 둔화와 가계경제에 미칠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의 물가 급등은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빚어진 측면이 크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미국 달러화에 대해 18% 급락했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휘발유, 식료품 가격 등 전방위에 영향을 미쳤다. 연초 ℓ당 1파운드 전후였던 휘발유 가격은 현재 1.14파운드로 상승했다. 원가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은 상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기 시작했다. 9월 의류 가격이 전달에 비해 6% 상승했다. 세계 2위 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는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에 제품 가격의 평균 10% 인상을 제시했다.
FT는 "영국에서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되고, 달러로 결제되고 있다"며 "내년엔 소비자가격이 8~10%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금융 중심지였던 런던이 금융허브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런던을 기반으로 EU에서 영업해온 은행들은 브렉시트로 인해 EU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잃음으로써 자유롭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면 미국 뉴욕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등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인력 감원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설 태세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은 이달 초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할 때 관세장벽이 생긴다면 영국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며 "영국에 남아 계속 생산활동을 하고 싶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이곳에 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서 발을 빼는 하드 브렉시트가 추진되면 런던을 거점으로 한 비즈니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최근 영국이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할 경우 EU 잔류에 비해 15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9.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후 영국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등 '연착륙'을 기대했던 영국으로서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대(對)EU 협상 전략이 악재를 드리우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달 초 내년 3월까지 EU 탈퇴 조항(리스본조약 50조)을 발동하고 4~5월 EU 가입의 법률 근거인 유럽공동체법(ECA)을 폐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등 브렉시트 일정을 내놓았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협상을 통해 하드 브렉시트를 고수하면서도 자동차 산업 등 일부는 EU 시장 접근성 확보 등 혜택을 극대화하겠다는 양면 전략을 제시했지만 EU는 영국이 아무런 대가 없이 소프트 브렉시트를 보장받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하드 브렉시트는 이민을 통제하는 대신 EU와 완벽하게 결별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소프트 브렉시트는 EU와 사람, 상품,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지속해 회원국으로서 혜택을 유지하는 것이다.
영국은 하드 브렉시트를 대비해 다른 국가들과 독자적인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을 벌이며 '브렉시트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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