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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재시동.백기사` 우리·오릭스PE 1300억 투자

Bonjour Kwon 2016. 10. 28. 07:34

 

2016.10.27

 

롯데그룹이 올해 5월 진행하다가 중단했던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작업을 재개한다. 이를 위해 사모펀드(PEF)들과 손을 잡았다. 검찰 수사 여파로 수개월째 답보 상태였던 인수작업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 프라이빗에쿼티(PE)와 오릭스PE 코리아는 1000억원 규모 우리·오릭스 PEF를 신규 설립해 롯데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지원에 나선다. 해당 PEF는 우리은행이 핵심(앵커) 투자자로 참여해 49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510억원을 국내 기관투자가에게 받아 설립할 예정이다.

 

PEF 운용은 우리PE와 오릭스PE 코리아가 맡는다. 롯데그룹은 올해 5월부터 7월 본계약을 목표로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작업을 진행해 왔다.

 

롯데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위해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8개 계열사가 이사회를 열어 지분 취득을 이미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의 그룹 수사로 인해 인수작업이 한동안 중단됐고 이달 수사가 종료되면서 다시 인수작업을 재개하는 것이다. 특수목적회사(SPC)인 이지스일호가 현대로지스틱스 최대주주로 지분 88.8%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일호는 일본 오릭스(지분율 35%) 롯데그룹(35%) 현대상선(30%) 등이 투자한 회사로 일본 오릭스가 이지스일호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후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상황에 처하자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콜옵션을 행사하며 이 같은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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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위해 롯데그룹은 5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지분 71.0%를 확보할 예정이다. 일본 오릭스는 우리·오릭스 PEF와 컨소시엄을 이뤄 1300억원을 재투자해 지분 17.8%를 보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은 오릭스에서 롯데그룹으로 넘어간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 해운, 항공 물류 등을 영위하는 종합물류회사로 CJ대한통운에 이어 택배업계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이 주류로 자리 잡으며 물류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으로 향후 기업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롯데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물류기업 롯데로지스틱스의 육상 운송망과 현대로지스틱스의 택배·해운·항공 물류망을 결합해 유통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IB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롯데로지스틱스와 현대로지스틱스 간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전 백기사로 나선 우리PE는 우리은행 자회사로 미래에셋PE 등과 공동으로 골프용품업체 아쿠쉬네트에 투자해 투자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릭스PE 코리아는 옛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셀트리온, 옛 STX에너지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바 있다.

 

IB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오릭스가 결성한 이번 PEF는 국내 은행권이 주도해 해외 투자기관과 공동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향후 펀드가 인수·합병(M&A)에 투자할 때 인수금융 참여 기회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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