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비지니스등 )

전철역 주변에 비즈니스호텔 느는 까닭2012년10월호 에코노미플러스

Bonjour Kwon 2012. 10. 8. 14:56

예년에 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가 크게 늘었다. 당연히 관광객수가 늘면 이들이 묵어야 할 숙박시설도 충분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서울에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건립되고 있는 것은 이런 수요변화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아직 소수 의견에 불과하지만 과잉 공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호텔 경쟁이 치열하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가 최근 경기도 수원에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얼로프트(Aloft) 호텔을 짓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수원은 아코르계열의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과 센던트 계열의 라마다 프라자 수원이 양분해왔다. 세계적 호텔 체인들이 비즈니스호텔 건립지로 수원을 주목한 것은 인근에 삼성전자 기흥공장 등이 있어 비즈니스와 관련한 수요가 많다는 점과 서울 도심까지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을 찾는 관광객수가 늘면서 서울 시내 비즈니스호텔을 구하지 못한 투숙객들이 수원 등 인근 도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수도권에 비즈니스호텔이 대거 건립되는 이유다.
당장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가 급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방한 관광객수는 잠정 102만명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월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2%나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수가 지난 7월 32만명을 기록해 조사 이래 처음으로 방문객수에서 일본을 앞섰다. 문화부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 11월 중순께 방한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는 것은 물론 연말 1100만명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 오피스, 쇼핑몰에서 비즈니스호텔로 리모델링 중인 명동 밀리오레. 현재 조선호텔과 장기 위탁관리를 놓고 협상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월 100만 시대 호텔 특수
하지만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용할 만한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호텔 수요는 3만6000여실이었지만 실제로는 이 중 2만8000여실만 공급되는 데 그쳤다. 문화부 관계자는 “2009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10% 이상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관광 숙박시설 증가율은 3~4%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4성급, 특2급 이하 비즈니스호텔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관광보다는 쇼핑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다 보니 이른바 절약형, 알뜰형 관광객들은 특급보다 비즈니스호텔을 선호한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보람 호텔패스 팀장도 “요즘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일본인 관광객 중 50%는 이미 한국에 와본 경험이 있는 재방문객”이라면서 “이들은 굳이 값이 비싼 특급호텔보다는 지하철을 타고 명동까지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비즈니스호텔을 더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비즈니스호텔 건립이 한창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만 해도 현재 4~5곳의 건물이 호텔로 탈바꿈하고 있다. 테마쇼핑몰이었던 밀리오레는 현재 600여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개조돼 조만간 영업에 들어간다. 조선호텔은 밀리오레 운영권과 관련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6가에 메리어트 계열의 비즈니스호텔 ‘JW메리어트 동대문’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이들 비즈니스호텔은 비단 종로구, 중구, 용산구 등 도심뿐 아니라 서울 전역 곳곳에 들어서고 있어 IT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구로동, 가산동과 홍대, 이대와 가까운 동교동, 합정동 등도 실속파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독산동 노보텔 앰배서더만해도 투숙객의 70~80% 가량이 가산동, 구로동 벤처 기업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을지로, 명동과 강남역 일대를 연결해주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지역은 모두 비즈니스호텔이 들어서기에 적당한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호텔 체인들도 속속 국내 비즈니스호텔 시장에 뛰어들어 앰배서더를 필두로 리츠칼튼, 일본계 도요쿄인, 도미인 등도 추가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조선호텔이 명동 밀리오레를 위탁 운영하는 형태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호텔신라도 장충동 신라면세점 부지에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마포와 김포공항 등지에서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은 명동 등지에서 추가로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신영자산개발과 공동으로 인사동 관훈빌딩을 개조해 260실 규모로 비즈니스호텔을 짓는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형태로 펀드가 비즈니스호텔을 추진하는 경우도 올 들어 늘고 있어 아벤트리자기관리리츠는 지난해 11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아 현재 종로구 견지동 천마빌딩을 리모델링 중이다. 이 펀드에는 모두투어가 24.4% 정도의 지분을 투자했다. 운영은 토종 비즈니스호텔체인 HTC가 맡는다. 또 제이알제8호위탁관리리츠는 명동센트럴빌딩을, 생보제1호위탁관리리츠는 중구 충무로1가 삼윤빌딩을 비즈니스호텔로 바꾼다. 퍼스티지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도 동작구 신대방동 중외제약 사옥을 헐고 오는 2014년까지 비즈니스호텔을 짓는다.

-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단체로 입국하는 일본인 관광객 (왼쪽)
-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명동 이비스 앰배서더 (오른쪽)

문화부·서울시, 호텔 인프라펀드 조성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공공기관의 지원 움직임도 빨라졌다. 정부는 ‘관광숙박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15년까지 호텔객실 3만8000실, 대체 숙박시설 8000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호텔건설을 위한 인프라펀드를 조성, 오피스텔을 호텔로 개조하거나 중급호텔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에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정부는 기금 또는 융자 방식으로 5년간 1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9000억원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조성한다. 
현재 비즈니스호텔 사업은 과연 얼마나 수익성이 있을까.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서울 특2급 호텔과 1급 호텔은 객실 이용률이 각각 85%와 82%를 기록했다. 객실 이용자 중 외국인 투숙 비율도 서울 특2급 호텔이 75.1%, 1급 호텔이 75.3%를 기록해 78.7%를 기록한 서울 특1급 호텔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최근 관련 시설이 대거 공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몇 개가 들어서면서 객실 확보가 작년보다는 한결 수월해진 상태”라면서 “호텔사업은 장기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접근해야 하는데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서울시에는 공사 중인 것만 50개가 넘는다. 건립을 검토하는 곳까지 치면 호텔수는 70~80여개에 달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2만5160실에 달하는 호텔수는 2016년 이후에는 4만6706실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객실이 5년 사이 두 배 가깝게 증가하는 것이다. 김경원 서울시 관광과 주무관은 “입국 관광객 증가분에 비해 공급되는 객실수가 아직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들 호텔이 당장 들어서도 수급을 맞추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학계를 중심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높아 주무부처인 문화부와 매년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당장 부족한 외국인 숙박시설을 늘리기 위해 캠핑장과 도시 민박업(게스트하우스), 한옥 체험 시설 등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