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사.건설사

건설사도 이젠 집만 지어선 생존 못해요" 아무리 잘 지어도 경기 나쁘면 미분양·미입주 대거 발생 비(非)건설 분야에 진출 당연한 선택.

Bonjour Kwon 2016. 11. 23. 08:16

2016.11.23

 

[건설업서 제조업으로 영토 넓히는 '아이에스동서' 권혁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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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M&A로 매출 2배

 

 

"소득이 2만5000달러를 넘어가고, 주택 보급률이 100%를 웃돌면 주택 수요가 점점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만 지어서는 기업이 생존하기 쉽지 않죠. 제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부산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인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2~3년 사이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한 주택 전문 회사다. 아이에스동서를 이끌고 있는 권혁운(66) 회장은 철처한 실용주의자다. 건설업으로 기업을 키웠지만, 기업의 미래까지 건설업 하나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권 회장은 "집을 아무리 잘 지어도 주택 경기가 갑자기 위축되면 미분양·미입주 가구가 대거 발생하기 때문에 건설회사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서 "기업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非)건설 분야에 진출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은 “주택 수요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주택업체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0년 비데회사인 삼홍테크, 2011년 건설장비·사무기기 등을 임대하는 업체인 한국렌탈, 2014년 건설 현장 기초공사에 사용하는 콘크리트 파일 제조회사인 영풍파일과 중앙레미콘, 중앙물산을 차례로 사들였다. 건설업과 건설 연관 제조·서비스업을 동시에 거느리는 '하이브리드'형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다.

 

공격적으로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아이에스동서의 매출은 2011년 4600여억원에서 지난해 9400여억원으로 4년 만에 2배가량 늘었다.

 

이제 작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불과하다. 나머지 20%는 콘크리트 파일 제조업, 17%는 욕실 도기(세면기와 변기) 제조업(이누스·Inus)에서, 그 외 서비스 업종에서 11%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권 회장은 "2013년부터 욕실을 전문적으로 리모델링해 주는 '이누스바스'를 출시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 종합리모델링업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초고층 주상복합건설 프로젝트(2018년 4월 준공 예정)도 진행하고 있다. 69층, 4개 동, 1488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더블유(W)'는 사업 규모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는 "더블유에서 내려다보면 바다 너머로 광안대교와 해운대, 광안리가 보이는데, 전망이 전 세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고향은 경북 의성이지만, 부산에서 성장한 기업인 만큼 부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관광객들이 부산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관광객을 2~3일 잡아 둘 만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게 그에게는 늘 아쉬움이었다.

 

아이에스동서는 해운대와 맞은편 이기대(二妓臺)를 연결하는 4.2㎞ 길이 해상 케이블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사업이 성사되면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케이블카처럼 뛰어난 관광 인프라가 될 것으로 권 회장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행정절차상의 문제로 일시 중단 상태다. 권 회장은 "해상 케이블카 사업은 부산시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는 차원에서 시작한 사업"이라며 "일단 연말까지 기다려보고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지면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매입한 이기대 부지에 대규모 야외 공연장과 고급 레스토랑을 짓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기자 yep2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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