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
최초입력 2016.11.24
"단기적인 관점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큰 수익을 내려면 투자 가치를 믿고 기다리는 미학이 필요합니다."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24일 기자와 만나 "최근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대체투자 분야는 씨를 뿌리는 농사꾼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며 "투자 직후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중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에서 주로 보이는 `J커브 효과(투자 초기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를 감수하고 미래에 과감히 베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은 사장은 "KIC 사장 임기가 3년인데 직원들이 사장 눈치를 보고 임기 내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물건만 가져오면 안 된다"며 "큰 그림에서 미래를 예견한 결정을 내리는 게 국민이 위임한 KIC 사장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IC CEO의 권한이 막강하지만 이는 잠시 국민이 나에게 위임한 것"이라며 "겸손한 마음으로 해외 투자 싹을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은 사장은 올해 KIC의 구체적인 절대 수익률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절대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올해는 플러스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KIC가 갈고닦은 해외 투자역량을 십분 발휘해 국내 금융산업을 이끌겠다는 비전도 함께 밝혔다. 한껏 높아진 KIC 글로벌 투자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금융사를 측면 지원하면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은 사장은 "국내 금융사 위탁 규모를 앞으로도 꾸준히 늘리겠다"며 "부동산이나 사모주식 등 눈여겨볼 만한 투자 기회가 나올 때마다 금융사와 손잡고 해외로 뛰쳐나갈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KIC 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경험이 부족한 국내 금융사도 얼마든지 해외에서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기업이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KIC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계속 찾을 것"이라며 "해외 신사업 발굴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 KIC 문을 두드려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는 쾌거를 일궈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직후인 올 초 전체 위탁자산 중 12.4%인 KIC의 대체투자 비중을 2020년 20%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장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