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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차(茶) 시장 분석.차시장이 ‘신블루오션’으로 떠오를까? 대기업 행보 빨라져..14년 ‘차산업발전 및차문화 진흥법’통과.발전저해?.관세차별

Bonjour Kwon 2016. 12. 12. 11:37

[Issue] 차시장이 수상하다①_한국 차업계 ‘뿔’ 났다

2015-05-29 1

 

국내 차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홍차연합회(회장 송일형)를 비롯, (사)한국티협회(회장 정승호), 한국다류협의회(회장 김종태), 한국차문화협동조합(대표이사 김종훈), (사)한국꽃차문화진흥협회(회장 송희자) 등 관련단체 대표자와 티젠, 데코리아, 에스앤피인터내셔널, 녹차원, 삼주실업, 타발론, 오레팜, 혜토, 로네펠트, 한국티팩토리, 워커스홀딩스, 행복한 찻집 등 관련업계 대표자 30여 명이 서울 종로구 운니동 1번지에 위치한 한국문화정품관 세미나실에서 긴급모임을 가졌다. ‘한국차산업대표자회의’란 이름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동안 계속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차산업의 당면현안과 대안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도 진지한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를 맡은 에스앤피인터내셔널의 김호기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국내 차시장이 홍차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벤조피렌 문제가 제기되고 HACCP 강화방침이 발표된 데 이어 과대포장 문제, 한글표시사항과 원산지표기 문제 등 여러 가지 규제강화를 통해 수입차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음으로써 시장확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차산업 보호를 전제로 자행되고 있는 각종 규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차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체 구성이 필요하고, 이를 통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여기에 모인 30여 분은 물론, 뜻을 같이하기로 약속한 20여 분의 업계대표 모두가 힘을 모아 한국 차시장의 미래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티젠의 김종태 대표는 “한국 차산업은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고, “이는 곧 우리가 오늘 이 순간부터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사업의 승패가 판가름 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차산업 발전 및 차문화 진흥법’이 통과된 만큼 시행안 마련을 거쳐 내년부터 이 법률이 적용되면 국내 차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얼핏 합리적이고 간결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품질기준과 표시기준 강화, 과태료 부과기준 강화, 교육훈련기관 취소권한 등 관련업계에 불리한 독소조항들도 많이 포함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외에도 차류의 아미노산과 중금속 허용기준과 수분함량, 캐러멜색소, 벤조피렌, 포장과 원산지표기 등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산적한 만큼 국내 차업계 전체가 상생의 차원에서 힘을 모으고 지혜를 보탤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한국다업중앙회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법인등록을 추진 중인데다 식품산업협회 내에도 다류분과위원회가 개설돼 있으므로 이들과의 공조방안을 모색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리쉬티의 송일형 대표는 관세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송 대표는 “중국과의 FTA에서 녹차는 제외됨으로써 513.6%라는 전대미문의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수입홍차 역시 40%라는 높은 관세장벽이 가로막고 있어서 국내 차시장 확산에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지속적인 개선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차 생산농가 보호차원이라 이해는 되지만, 커피가 8%에 불과한 시점에서, 또 기후나 토양, 인력, 시설 등 전반적인 생산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국산품’을 강조하고 애국심에 기대 과보호하는 게 맞는지, 그게 되려 국내 녹차산업의 체질과 경쟁력을 망쳐온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데코리아의 이정열 대표는 ‘상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홍차소비가 증가하고 차시장이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자 당연한 요구라고 본다”면서, “군소단체들이 많이 난립해 있는 만큼, 또 새로운 조직체가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과의 협력과 연합을 통해 순리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체가 잘 만들어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과 선명한 방향성, 적절한 재원사업, 구체적인 프로그램 등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서두르지 말고, 하나씩 확실하게 갔으면 한다”고 주문하고, “이를 위해 서울커피앤티페어와 골든티어워드를 새 조직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협조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조직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기존의 한국홍차연합회 확대개편을 통해 홍차는 물론, 녹차, 허브차, 꽃차 등 전체 차 생산, 가공, 유통회사 대표자가 참여하는 한국차산업연합회(Korea Tea Industry Association; KTIA, 가칭)를 발족시키기로 결의하고, 이에 대한 세부 준비작업과 향후 일정을 홍차연합회 집행부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이날 발의된 발의문과 회의에 의해 결의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차제품에 대한 소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차산업은 전망이 매우 밝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체들 스스로도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발굴을 통해 안전성과 기호성이 뛰어난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차시장 성장과 발전은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합니다. 생산자는 물론 수입업체, 교육기관, 정부기관 모두가 함께 참여해 상생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1. 한국 차산업의 당면현안

1) 소상공인들의 위기(경기불황과 소비위축+규제강화)

2) 규제강화에 따른 중소제조업과 임가공업, 유통업의 위기

3) 각개전투 양상(군소협회 중심, 이전투구, 결집 미비)

4) 대정부(정책), 대언론(오보) 조율 및 대외 협력창구의 부재

 

2. 대안

1) 차제품 제조/유통업체 중심의 동합 협력단체 결성(KTIA, 가칭)

대상) 기존 단체(협회), 중소 제조업체(제다회사, 다구회사)

수입유통업체 및 차전문점(체인점 포함)

2) 현안 점검 및 대안 마련,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전략 수립

3) 언론홍보와 마케팅을 통한 인식 제고 및 공감대 확산

 

3. 사업방향

1) 대외(정부/기관/언론/해외) 창구 역할(기존 단체/기업체 연합체)

2) 대내적 - 세미나/포럼/교육/인증 프로그램 운영

- 전시회/경연대회 주관(기존 행사 협력방식)

- 각종 문화행사 후원(페스티벌, 문학상, 공연, 전시)

대외적 - 공동구매 프로그램 가동(기계/기구/원부재료 등)

- 해외 단체와의 교류협력 창구 역할

- 해외 전시참여(지원프로그램 확보)

 

4. 장기비전

1) 차산업의 자구책 마련과 대내외적 경쟁력 확보

2) 대기업, 중소기업, 소기업 간의 역할분담 및 상생방안 마련

3)실용적 교육프로그램(인증과정) 마련(자체파워를 바탕으로 대외협력 시스템 구축)

 

 

 

 

Issue] 차시장이 수상하다②_(1편)_한국 차시장, 茶茶 좋아질까?

2015-06-29

 

차시장이 ‘신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 관세청이 발표한 ‘최근 차 수입동향’에 따르면 녹차, 마테차, 홍차 등의 원재료 수입액은 2013년 기준 1169만 4000달러로 5년 전보다 3.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6월까지 연간 수입액은 763만 2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7%의 급증세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포미족’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이니셜을 따서 만든 신조어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소비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도 작용하고 있다. 전문점들은 점포수 급증으로 인한 경쟁심화와 고객감소, 정부의 출점규제 등으로 위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해온 커피시장 성장률이 올해에는 한 자릿수로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식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새로운 차전문점들이 주요상권을 중심으로 속속 문을 여는가 하면, 기존 유명 브랜드숍과 패밀리레스토랑, 호텔, 백화점들이 다투어 차메뉴와 차제품을 추가하고 있다.

 

카페거리로 통하는 가로수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국내외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간판이 즐비한 이곳에도 차전문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 성업 중인 티전문점은 초입의 40여 종의 홍차를 구비한 본격 티전문점 ‘티엘스’를 비롯해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 스리랑카 홍차 브랜드 ‘베질루르’ 등 10여 곳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차브랜드 오설록의 약진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동안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오설록은 지난해 ‘8년 만의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매장 수도 20개로 대폭 확대됐다. 그룹의 신성장부문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연말에는 사장 직속부서로 승격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차 전문매장 오설록과 함께 온라인몰인 오설록닷컴, 제주도 차박물관 등을 운영 중이다. 다른 농가에서 차원료를 매입하지 않고 제주도 땅을 직접 개간해 현재 연 1000톤 이상의 유기농 차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도 다투어 차 종류를 구비하기 시작했다. 이랜드 외식사업부의 한식 샐러드바 ‘자연별곡’은 음료코너에 작설차, 연근차, 국화차, 귤피차, 우롱차 등 유기농차 6종을 추가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원재료를 엄선한 소포장 티백제품 비치해 고객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젊은 여성들의 핫플레이스로 각광 받고 있는 ‘애슐리 퀸즈’에서는 24종의 다양한 차를 구비해 고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다즐링,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등 클래식한 홍차에서부터 딸기홍차, 망고홍차 등 가향차까지 다양한 차음료를 즐길 수 있다. 프랜차이즈 외식브랜드 ‘블랙스미스’에서도 녹차를 비롯해 얼그레이, 페퍼민트 등 총 5종의 차를 구비하고 있다.

 

호텔업계가 차의 퀄리티에 주목하게 된 것도 새로운 변화다. 신라호텔 서울은 객장과 룸에서 싱가포르 프리미엄 홍차 ‘TWG Tea’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등 다수의 호텔에서도 TWG Tea 제품을 곁들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또 롯데호텔서울 본관 1층의 ‘더 라운지’와 신관 14층의 ‘살롱 드 떼’에서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애프터눈 티세트를 판매한다.

 

차 시장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관련 대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국내 차제품류와 함께 해외 유명 차브랜드 단독매장을 설치하고 손님몰이에 들어갔다.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에서 프랑스 명품 홍차 브랜드인 ‘마리아쥬 프레르’를 론칭하는가 하면, SSG 청담점은 국내산 원료로 만든 SSG곡물차를 새로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도 새로운 차 제품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웅진식품에서는 최근 ‘몸 속까지 맑은 메밀차’를 새로 내놨다. 타타리 메밀에 함유된 루틴은 비타민의 일종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해주는 성분으로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기존의 옥수수차, 홍차, 꿀차의 매출비중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헛개차, 마테차 등 신종 차음료는 지난해 10% 내외의 매출증가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시장의 호조에 비해 국산차 시장의 진척은 아직 느린 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급 녹차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블렌딩차, 발효차, 대용차, 가향차 등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어지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차의 재배면적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생산량이 증가세로 올라서고, 전체 시장규모 역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20일 제정돼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되는 ‘차산업 발전 및 차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지난호 참조) 역시 이런 추세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소업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몇몇 독소조항에도 불구 이 법의 시행과 함께 정부의 지원프로그램 등 후속조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_(2편)에서 이어집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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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차시장이 수상하다 ③_(2편)_현대茶를 아시나요?

2015-08-04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통과 현대, 국산차와 수입차, 생산성과 마케팅, 차별화와 대중성 등 여러 가지 상충되는 난제와 구조적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그 대안을 제시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전통적 측면을 배제하고 대중화에 무게중심을 둔다면 쉽게 풀릴 수도 있다. 키워드는 바로 차의 현대화 내지 현대차의 정립과 확산이다.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차의 활성화 방안을 몇 가지로 정리해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와 현대차의 개념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현대차’는 얼핏 전통차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들린다. 그러나 국산이나 수입을 가리지 않고 망라한다는 점에서, 또 원료의 종류나 유통경로에 관계없이 추출방식의 매뉴얼화와 음용형식의 자유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유화적이고 포괄적이다. 현대차는 대중의 입맛을 중시하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특정 차에 대한 ‘공감’이나 ‘칭송’을 강요하거나 ‘건강’을 최대 무기로 삼지도 않는다. 일반 대중이 외면하면 맛없는 것이고, 선호하고 즐기면 맛있는 것으로 귀결된다. 수단이나 방법보다는 그 산업적 공헌과 문화적 확산에 무게를 둔다.

 

 

 

현대차의 연결고리는 카페다. 카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쉬고, 토론하고, 사랑을 키우는 대중적 공간이다. 커피나 차가 공존하며, 먹을거리와 마실거리가 함께 제공된다. 음악이 있고, 조명이 있고, 분위기가 있다. 제공되는 메뉴 역시 이런 콘셉트에 부응해야 하고, 무엇보다 며칠 정도의 교육과 실습을 통해 매뉴얼화된 맛을 낼 수 있을 만큼 쉽고 간편해야 한다. 원가가 너무 높아서도 안되며, 이미 카페에 비치돼 있거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장비나 머신, 기구, 부재료를 활용해 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 중심은 어디까지나 사람이고 관계다. 메뉴는 종류에 관계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는 매개체로 만족한다.

 

현대차는 굳이 차전문점 형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카페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사랑받으면 된다. 그 일원으로서 산업의 응원군이 되고, 문화의 에너지원 역할을 담당한다.

 

 

 

납득하고 신뢰할 만한 품질기준과 인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국산차든 수입차든 모두 ‘최고의 차’라는 수식어를 달고 시장에 나온다. 그러다보니 정작 소비자들은 우롱당하는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차도 농산물인 이상 하나의 다원에서 고급차만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고급차가 있으면 중급차와 저급차가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쓰임새가 다르다. 고급차가 스트레이트용이라면 중급차는 카페메뉴용, 저급차는 원료용으로 쓰인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등급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매기고 집행할 주체가 필요하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단체들을 현대차의 당위성으로 묶고, 전체를 아우르는 객관적 심의기구를 발족하는 게 좋겠다. 지금처럼 각자가 자기 관점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라보는 이들, 특히 소비자들의 피로도를 가중시킬 뿐이다. 단체든 소속된 회원이든 간에 궁극의 목표는 이익 창출과 사회문화적 역할 담당에 있을 것이다.

 

그 무게중심은 재배와 수확과 가공에 주력해야 하는 생산자들보다는 다양한 홍보활동과 연계마케팅을 펼치고 지원할 준비가 돼있는 유통업계에서 맡는 게 맞다. COE나 SCAA처럼 커핑저지들을 키움으로써 생산자들을 자극하고, 상호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의도된 비전’이 제시되면 더욱 금상첨화다. 나름의 관점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명차’ 운운하는 것은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카페 메커니즘에 맞는 원료(벌크티)와 메뉴개발이 요구된다.

차제품 확산과 차문화 발전의 키는 카페가 쥐고 있다. 전국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잘 포진돼 있는 2만여 개의 카페에서 차가 활발하게 팔려나간다면 국내 차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빠른 대응과 서비스가 필수인 만큼 카페에서는 보유장비에 적합한 원료가 필수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급차의 대량생산과 개발, 카페 메커니즘에 맞는 벌크티 제품 공급 등 전향적인 생산가공 라인이 구축돼야 한다.

 

퍼포먼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카페에서는 특정 브랜드 노출을 꺼린다. 기존의 추출 메커니즘을 이용하고 서브하기 때문에 굳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돈 들일 필요도 없다. 과대포장으로 인한 비용을 빼면 합리적인 가격제시도 가능해질 것이다.

 

유통회사 입장에서는 특히 커피머신을 이용한 에스프레소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스프레소티는 말 그대로 카페에 설치돼 있는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을 이용해 가압추출한 차원액을 말한다. 대만에서 수입한 차전용 머신(티프레소)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기존 커피머신에 차 전용 포터필터를 장착해서 추출해도 무방하다.

 

‘그게 무슨 차냐’, ‘그렇게 해서 맛이 나겠나’는 반문이 가능하다. 하지만 에스프레소티가 생각 보다 훌륭하다는 사실은 2013년과 2014년 2회에 걸쳐 ‘골든티어워드(GTA)’ 심사위원 워크숍을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머신에 알맞게 분쇄한 티(녹차, 홍차)를 세팅하고 짧은 시간에 고온으로 가압추출하기 때문에 차 본래의 맛과 향, 색은 진해지고 떫은맛을 비롯한 잡미는 오히려 줄어든다.

 

 

 

이는 곧 에스프레소 커피를 이용한 응용메뉴처럼 요즘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베리에이션티 메뉴 개발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우림차의 경우 우유나 시럽, 생크림 등을 첨가하면 맛과 향이 사라지지만, 진한 에스프레소티를 이용한 응용메뉴는 차 본래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에도 유리하다.

 

커피에 비해 색상이 화려해서 아이스티에 더욱 적합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실제로 신촌에 있는 한 북카페의 경우 이런 과정을 거친 베리에이션티가 커피보다 더 잘 나가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여기에 블렌딩티와 꽃차, 허브차 등이 가세한다면 색감과 식감이 뛰어난 응용메뉴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각 메커니즘에 맞는 원료가 전제된다면 드립기구나 사이폰, 모카포트 등 카페용 기물을 이용한 티메뉴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현대화와 관련분야 연계를 통해 전통과 정체성을 확립한다.

현대화란 꼭 서구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시적 시각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삭힐 것은 삭히자는 얘기다. 아직도 ‘커피=수입품’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콩은? 밀은?... 이들 역시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농산물이다. 하지만 콩나물과 두부, 밀가루와 빵, 과자는 국내 생산기술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수십 배에서 수백 배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커피나 차 역시 다르지 않다. 원재료는 수입하되 적절한 가공과정을 통해 국산화하고 한국화하면 그만이다. 농가보호라는 당위성, 전통의 계승이라는 명제가 목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SNS를 통해 지구 반대편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글로벌화 시대에 나만을 고집하는 것은 궁색하고 비겁하다. 얼마간은 고통스럽더라도 궁극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빗장을 열어야 한다.

 

 

 

비 온 후 땅 굳어지는 법이다. 부대낌이 있어야 강해지고, 고비를 거쳐야 대응력도 생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것이 정체성이다. 받아들임과 소화흡수, 이를 통한 자양분 축적과 건강성 제고를 전제로 한다는 면에서 정체성은 무조건적인 전통주의와는 다른 개념이다.

 

잘 발달돼 있는 먹을거리와 연계하는 것도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커피에 어울리는 사이드메뉴가 꼭 비스킷이나 케이크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차와 한과가 불가분의 관계인 것도 아니다. 이들은 얼마든지 이합집산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나에게 맞는, 가장 현실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궁합을 찾으면 된다. 그것이 바로 현대화이자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정체성만큼은 결코 잃지 말아야

인간이 추구하는 최선의 덕목은 자유다. 자유는 ‘틀’에서 벗어남을 의미하지만, 그 안에서, 관념의 틀을 지움으로써 맛보게 되는 희열이기도 하다. 한정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카페는 경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아를 만나고 비전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가치의 확산이 일어난다.

 

차가 카페에 주목해야 하는 궁극적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은 산업의 종합적 수용체인 동시에 확산의 연결고리다. 에스프레소에 열광했던 사람들이 점차 싱글오리진 커피를 찾아 개인카페로 옮겨가고, 끝내는 사무실과 가정에서 스페셜한 원두커피를 즐기듯, 차도 카페에서 부활과 확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조성희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찻집도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세대가 추구하는 바가 그렇다면 따라야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차만 가지고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할 변화다. 대신 분명히 기억할 것은 정체성만큼은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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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

 

- 농림축산식품부, ‘2015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 발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장관과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다류 시장에 대한 ‘2015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다류란 식물성 원료를 주원료로 하여 제조·가공한 기호성 식품으로서 침출차(티백차, 잎차), 액상차(차음료, 과일청 액상차), 고형차(분말·가루차)를 말한다.

 

국내 다류 생산 규모는 2014년 기준 총 생산량 약 46.4만 톤, 총 생산액 8,197억 원 수준으로, 생산량은 2007년 약 33.2만 톤에서 39.7% 증가한 반면, 생산액은 같은 기간에 약 4,922억 원에서 66.6% 증가했다.

 

다류의 종류별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편리하고 다양한 다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가 반영되면서 간편하게 음용할 수 있는 액상차 생산량은 더욱 늘고, 직접 우려먹어야 하는 침출차의 생산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형차의 경우 생산량이 2007년 28,204톤에서 2014년 29,870톤으로 소폭 증가한 것에 비해 생산액은 2배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였는데, 이는 고형차 중 인삼, 홍삼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의 생산단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류 수출액은 2014년 기준 약 499만 달러, 수입액은 1,195만 달러로, 2010년까지 수출-수입규모 간 큰 차이가 없었으나, 2011년부터는 수입액이 크게 늘어났다.

 

수입액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주로 수입되는 녹차의 수입액이 2009년 6만 9천 달러에서 2013년 89만 3천 달러로 약 13배 가량 늘어났기 때문인데, 이는 녹차 수입량이 늘어났다기 보다는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다류 소매시장의 규모는 침출차(티백차, 잎차)·고형차(가루차)가 786억원, 액상차(차음료)가 2,66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침출차(티백차, 잎차) 및 고형차(가루차) 소매시장에서는 2014년을 기준으로 티백차의 판매비중이 90.7%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따뜻한 물을 주로 이용하는 제품 속성으로 인해 계절성을 띄며 상대적으로 1/4분기와 4/4분기 매출이 높았다.

 

액상차(차음료) 소매시장의 경우, 2000년대 중반 차음료 열풍을 일으켰던 옥수수차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기타 차의 2014년 기준 매출은 1,233억 원으로 2013년에 비해 13.5% 증가했다. 이는 성숙기에 접어든 차음료 시장에서 제조사들이 제품 차별화를 위해 도라지차, 우엉차, 헛개차 등 다양한 컨셉의 차음료를 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다류 시장의 3대 키워드로는 ‘3H (Health: 건강, Handy: 편리한, Handmade: 수제)’를 꼽을 수 있다.

마테차가 세계 3대 차(茶)로 꼽히며 언론 등에서 주목받으면서 최근 5년 간 국내로 18배 넘게 수입되는 등, ‘차는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테이크아웃 소비패턴으로 간편함과 휴대성이 강조되며 파우치형, 1회분으로 개별 포장된 포션형, 일반 물병에 꽂을 수 있는 침출차 형태의 티업(Tea-up)형 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또한,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나만의’ 음식을 만들어 먹겠다는 ‘수제’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과일청 액상차가 부각되며 직접 수제 과일청을 만들 수 있는 DIY 패키지까지 출시되고 있다.

 

다류의 구입 경험은 티백차(29.2%)와 차음료(29.0%)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았고, 가루·분말차(18.3%), 과일청 액상차(16.1%), 잎차(7.6%)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57.6%가 계절별로 다류를 다르게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봄에는 상대적으로 티백차(48.3%), 여름에는 차음료(49.7%), 가을에는 다시 티백차(39.9%), 겨울에는 과일청 액상차(43.8%)의 구입 비중이 높았다.

 

티백차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단순 식음용(64.5%)으로 이용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난 반면, 차음료는 주로 밖에서 물대신 마시기 위해 구매(51.7%)하는 경우가 많았고, 과일청 액상차는 건강을 생각해서 마시는 음료(41.7%)로 음용 목적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2014년 기준 세계 다류 시장 규모는 568억 달러로, 이 중 차음료가 62.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침출차인 녹차(16.0%), 홍차(Standard)(10.0%)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국가별로는 전체 다류 시장 중 상위 3개국인 중국(38.9%), 미국(21.5%), 일본(17.9%)이 다류 시장 전체의 78.3%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국가별로 연간 1인당 다류 소비량은 터키가 3.1kg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 0.96kg, 중국 0.56kg, 한국 0.16kg으로 나타났다.

건강차를 선호하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제품 또는 스테비아(Stevia)나 개여주(Monk fruit) 등 천연 감미료를 첨가한 차 음료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며, 주스 음용으로 몸속을 해독하는 ‘주스 클렌즈(Juice Cleanse)'의 인기로 허브티 디톡스인 ’티톡스(Teatox)' 제품이 관심을 모으고, 미용을 목적으로 차류를 이용한 아이스 큐브가 SNS를 타고 유행으로 번지며 차 시장과 ‘이너뷰티’, 미용과의 접목 등 새로운 퓨전 시도가 늘 것으로 보인다.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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