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L 투자

이지스운용, 수협은행 NPL 고가 낙찰 논란 2위 유암코와 6%p 차이.."첫 경매라 존재감 드러낼 필요 있었을 것

Bonjour Kwon 2016. 12. 15. 14:51
  •  2016-12-12 


이지스자산운용이 수협은행의 4분기 부실채권(NPL) 경매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펀드 설정 후 첫 등판이었다는 점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협은행 NPL 담보물의 특성상 가치 평가에 있어서 하우스별로 시각차가 클 수 있다는 옹호론도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실시된 하나은행과 수협은행의 4분기 NPL 경매에서 낙찰됐다. 두 곳 모두 단일풀로 진행됐으며 원금(OPB)의 합은 1338억 원 수준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466억 원 규모의 수협은행 NPL 경매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원금의 95%를 써내 낙찰됐다. 89%를 적어내 2위를 기록한 연합자산관리와의 차이는 6%포인트에 달한다.

NPL 경매에서 6%포인트 가격 차이는 매우 크다. 통상 3%포인트를 기준으로 이것보다 작은 차이가 나서 낙찰이 되면 좋은 가격에 가져갔다는 평가를, 반대로 그 이상이면 비싸게 가져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4분기 경매에 참여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는 절대로 적어낼 수 없는 가격대"라며 "펀드 설정 후 처음으로 참여한 경매였기 때문에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 들어 NPL운용본부를 신설하고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3400억 원 규모의 1호 NPL 펀드를 설정했다. 펀드 설정 후 처음으로 참여한 경매가 지난 27일 있었던 국민은행 4분기 NPL 경매였다.

고가 낙찰 논란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수협은행의 NPL이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가치 평가에 있어서 매우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통상 공장 중심으로 담보가 구성된 일반 시중은행 NPL과 달리 수협은행 NPL은 담보물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이 많고 병원이나 교회, 모텔 등 평가하기 까다로운 물건들도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매수한 가격이 꼭 지나치다고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병원과 모텔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저금리 시대를 맞아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매수자만 잘 구한다면 오히려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간혹 입찰에 들어가기 전에 담보에 대한 매수자를 정한 경우 입찰가를 높게 써내는 경우도 있다"며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펀드 사이즈에 비해서 이번 수협은행 NPL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 건으로 수익을 못 내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수협은행 입찰에 참여한 다른 투자자들과 가격 차이가 벌어졌던 것에 대해 크게 두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수협은행 NPL에 대해 다른 투자자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 그리고 하위 차주 수가 많지 않아 이같은 시각 차이를 더욱 벌어지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통상 NPL 입찰가의 차이는 개별 규모가 큰 상위 차주들을 평가할 때 크게 벌어진다. 아파트처럼 규모가 작은 하위 차주들의 경우 평가 가치의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상위 차주 수가 적을수록 투자자들이 제시하는 입찰가 사이의 간격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수협은행은 하위 차주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반대로 말해 규모가 큰 상위 차주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투자자별로 보는 시각에 따라 가격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수협은행 NPL의 차주 수는 OPB 규모가 비슷했던 농협은행과 비교해서도 절반 정도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하위 차주 수가 적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지스운용 측에서 수협은행 물건에 대해 기본적으로 좋게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위 차주 몇개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이같은 시각 차이가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가격 차이를 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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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유망 투자처라더니…

입력: 2016-12-01

저금리 시대에 유망한 투자처로 꼽히던 부실채권(NPL)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갈 곳 없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NPL 시장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행정공제회를 비롯해 주요 기관투자가도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부실채권 가격이 치솟으면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치솟는 NPL 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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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KEB하나은행의 NPL 870억원어치(대출채권 원금 기준)를 835억원가량에 사들였다. 대출채권 원금 대비 96%(낙찰률)에 달하는 가격에 NPL을 사들였다는 얘기다. KB자산운용도 원금의 93% 수준(810억원) 입찰가격을 제시했지만 이지스자산운용에 밀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수협은행 NPL 465억원어치를 낙찰률 95% 수준 가격(약 442억원)으로 사들이기도 했다. 업계는 올 들어 3분기까지 NPL 낙찰률이 평균 80% 선에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낙찰률이 평균 90% 중후반대까지 치솟았다.

NPL 투자자들은 대출채권의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 등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원금보다 저렴하게 사들일수록 투자 수익률은 높아지는 구조다. 최근 낙찰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NPL 투자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PL을 사들이기 위한 자금 조달과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낙찰률이 90% 중후반이라면 실질적인 수익률은 시중은행 예금 금리와 비슷한 1% 선까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운용사, 제 살 깎아먹기 경쟁

업계에서는 NPL 연계 상품을 내놓는 자산운용사들이 NPL 시장을 ‘레드오션’(경쟁만 치열하고 이익은 얻기 힘든 시장)으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10월 3400억원 규모의 첫 NPL 펀드를 설정했다.

KB자산운용도 비슷한 시기 2200억원 규모로 세 번째 NPL 펀드를 조성했다. 코레이트자산운용(전 마이애셋자산운용)도 조만간 NPL 펀드 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펀드 자금을 소진해야 하는 운용사들이 밀어내기식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펀드에 투자한 기관투자가의 수익률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NPL에 과감하게 투자한 행정공제회의 수익률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행정공제회는 이지스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조성한 NPL 펀드에 700억원씩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NPL 시장 규모가 연 5조~6조원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수요만 늘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NPL로 재미를 보기 힘든 여건”이라고 말했다.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금융회사가 기업과 개인에게 빌려줬지만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지 않는 대출채권으로 공장,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다. 금융회사는 경영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대출 원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자에게 매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