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0
[에너지경제신문 이아경 기자] 증권사들의 고객 잡기 열풍이 한창이다. 최근 들어 증권사들은 지점을 통합해 만든 초대형 점포와 은행과의 복합점포를 앞다퉈 개설하는 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 자산관리(WM) 부문은 당장 증권사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자산관리 대중화 및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을 장기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단 점에서 증권사들의 사업 방점이 찍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조직 개편 및 IB와의 협력을 통해 WM사업부를 넓히는 추세다. 올해의 경우 작년보다 주가연계증권(ELS)와 국내 주식형 펀드 판매가 부진하면서 수익성은 주춤하고 있지만, 상품 다양화를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 자산관리 선도 ‘삼성증권’
WM 부문을 일찍이 집중해 강화해 온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2003년 증권업계 최초로 자산관리 영업을 도입하며 자산관리에 집중한 결과 6월 말 기준 고객예탁자산 174조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도 9만명을 넘어서는 등 업계 최대 규모다. 삼성증권은 최근 선강퉁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수수료 수익 면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증권을 앞섰다. 올 3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이 487억원을 WM수수료로 번 데 비해 삼성증권은 269억원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란 간판을 내 건 만큼 브로커리지 수익보다 자산관리 수익이 더 많은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이달 미래에셋대우와 통합 시 고객 수와 고객예탁금, 자산관리 수익 등은 삼성증권을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IB와 WM을 융합한 신개념 혁신 채널인 IWC(Investment Wealth - Management Center) 신설을 통해 고객에게 종합 금융솔루션 제공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여년 사이 증권업의 수익구조는 위탁매매에서 IB와 상품판매 및 WM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WM부문의 경우 펀드, 랩, ELS 위주였던 상품판매에서 IB강화로 부동산 펀드 등의 상품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초대형·복합점포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최근 들어선 오프라인 영업을 통한 고객 잡기 열풍이 더해진 모습이다. 초대형, 복합점포를 확장해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업무 환경을 효율화해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증권은 먼저 지난 13일 강북금융센터, 강남금융센터, 삼성타운금융센터 등 3곳의 대형 통합점포를 개점했다. 프라이빗뱅커(PB), 법인전담RM, 세무·부동산 등 전문가와 IB·CPC전략실을 비롯한 본사 차원의 지원이 더해진 팀 방식의 체계적, 조직적 토탈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도 강남 및 강북 지역에 초대형 거점점포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은행과 복합점포인 여의도 금융플러스센터와 광화문 금융플러스센터에 삼성동금융센터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광화문 지점엔 남대문 지점이 흡수되고, 삼성동 금융센터는 강남 지역에 있는 3개 지점이 합쳐지는 초대형 점포로 개설된다. 세무 및 법률 전문가를 배치해 개별 지점에서 받을 수 없었던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케 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도 그동안 자산관리(WM)영업이 부족했던 점을 고려해 WM중심의 복합점포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8월에 이어 지난달 초 서울 여의도 본사 1층에 은행·보험 복합점포 2호점을 개설한 상태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관리 시장은 당분간 큰 기대는 하기 힘들지만 조금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저금리 기조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후자금 마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