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證, DB형 자금…브뤼셀·캔버라 빌딩에 400억 투자 등
2017.01.04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퇴직연금 시장에 대체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인 채권혼합형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보다 다양한 투자처를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證, DB형 자금…브뤼셀·캔버라 빌딩에 400억 투자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근로자의 퇴직금을 맡아 대신 운용해 확정 금리를 지급하는 확정급여형(DB형) 운용사들이 대체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자금의 90%가 DB형으로 운용 중이며 약 120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DB형은 고객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과 달리 기업이 약속한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이 채권 투자 중심으로 운용해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근로자에겐 약정 이율을 보장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HMC증권 등이 퇴직연금 대체 투자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처음으로 DB형 퇴직연금 자금 500억원을 대체 투자에 투입했다. 지난해 초 인수한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2100억원 대형 빌딩과 호주 수도 캔버라 복지부 빌딩에 각각 200억원씩을 투자했다. 나머지 100억원은 일본 태양광 발전소 투자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목표치를 다 채우지 못한 수준이다. 당초 한국투자증권은 운용 중인 전체 DB형 퇴직연금의 15%를 대체에 투자키로 했다. 이중 절반은 부동산 대체에 나머지 절반은 인프라, 항공기 등 부동산 이외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목표는 전체의 15%라는 목표를 채울 수 있도록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대체 투자 이외의 채권 투자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예전처럼 채권혼합형 투자만으로는 요구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 추가 DB형 대체투자 상품 검토중
지난해 업계 최초로 DB형 대체투자 상품을 출시한 한화자산운용도 추가적인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8월 1호 펀드인 통신회사 KT가 임차하는 오피스에 대출해주는 ‘한화K마스터리스부동산펀드’를 출시해 1208억원을 완판했다. 이 펀드의 투자금 90% 이상은 기업들의 DB형 퇴직연금 자금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 3%로 5년 폐쇄형 구조다. 투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KT AMC 자산운용사에 대출을 하고 확정 금리를 받게 된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추가적인 상품 출시를 위해 ‘3호 상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같은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대출펀드(PDF) 형태로 알려졌다. 올해는 PDF 이외에 보다 다양한 대체 투자처를 물색할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처음이라 안정적인 형태의 PDF 투자로 시작했지만 해외 부동산, 인프라 등 투자처를 다각화할 예정”이라며 “추가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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