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6
자산운용사들이 몸집을 키우기 보단 분사를 시도하고 있다. 불투명한 국내 경기 등으로 인해 먹거리가 줄어들자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의 분사를 허용하기로 한 점도 촉진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일 자회사 액티브자산운용과 헤지자산운용을 신설했다.
채권 운용 부문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패시브 부문은 삼성자산운용에 둔 채 투자 종목 선정과 포트폴리오 구성에 펀드매니저의 전문성이 필요한 액티브 부문과 헤지펀드 부문을 독립시킨 것이다.
이에 앞서 작년 10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운용 부문을 떼어내 전문사모펀드 운용사인 ‘트러스톤AMG’로 분사시켰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인수한 현대자산운용에 이현승 전 코람코자산운용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현승 대표이사는 외국계, 국내 증권사, 부동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다.
KB금융은 현대자산운용을 부동산과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종합자산운용업체인 한화자산운용 등도 아직 분할 계획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업계의 흐름에 편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분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정책에 발맞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해반기부터 펀드 유형이나 투자 스타일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분사를 허용했다.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7년 넘게 지켜온 '1그룹 1운용사' 원칙이 사라진 것이다.
같은 운용그룹에서 자산별(증권·실물자산·헤지펀드), 유형별(액티브·인덱스), 스타일별(가치주·성장주)로 운용사 분사가 가능해졌다.
자산운용사들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발맞춰 전문성을 키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자산운용사들의 업무인 주식과 채권 등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수익을 더이상 거두기 힘들어진 상태"라며 "분할로 전문성을 강화한 뒤 펀드 자산을 운영하는 것이 업계의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이재현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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