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9
자산운용사들이 몸집을 줄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차별성을 키워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들어 자회사 액티브자산운용과 헤지자산운용을 신설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 규모는 5조2000억원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과 투자자문.일임업을 전담한다. 자본금은 300억원, 임직원은 28명이다. 헤지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규모가 1조1000억원이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을 담당하며, 자본금 100억원에 13명의 임직원으로 꾸려졌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독자적인 운용철학을 기반으로 운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사 이후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외 인덱스펀드.상장지수펀드(ETF), 채권 운용, 대체투자 분야 등의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에 편입된 현대자산운용은 부동산.대체투자 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이현승 전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현대자산운용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신임 이 대표는 "현대자산운용은 부동산과 대체투자 분야의 경쟁력, 주식 및 채권 분야에서 우수한 중장기 성과를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투자 솔루션과 안정된 운용 역량을 보유한 종합운용사로 육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헤지펀드운용부문을 떼어내 트러스톤AMG로 분사시켰다. 자본금 30억원으로 시작한 트러스톤AMG의 대표는 조병준 전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이 맡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분사가 잇따르는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자산운용사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중소형 운용사들의 난립을 막기 위해 분사를 제한해왔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이 몸집을 줄이는 이유가 성과 부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고 부정적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전문성을 강화할 경우 집중도가 높아져 수익률도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초대형IB를 준비하는 증권사와 달리 운용사는 몸집에 커졌을 경우 뒤따르는 혜택이 크지 않아 차별성을 높이는 게 살길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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