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항공기·미국 대출채권 … 요즘 큰손들이 보는 곳 .다이렉트랜딩펀드’와 ‘프라임메르디안펀드’.영화펀드(목표 수익률은 연 10~15%)도

Bonjour Kwon 2017. 2. 20. 07:57

2017.02.20

 

최근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이색 대체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여파로 증시·채권 등 전통적 투자 대상의 수익률이 저조하자 플러스알파의 수익률을 찾는 것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최근 ‘코리아에셋 쇼박스 문화콘텐트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향후 3년간 쇼박스에서 투자·배급하는 모든 영화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모집에 나선 지 두 달 만에 60억원 한도가 완판(완전판매) 됐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 투자는 벤처캐피탈 중심의 투자 조합을 통해 이뤄졌다. 증권업계가 투자자를 모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10~15%다. 박윤식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헤지펀드운용본부장은 “쇼박스의 과거 3년간 영화 투자·배급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간 30% 정도의 높은 수익률 기록을 보였기 때문에 향후에도 연 10%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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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자금 끌어들인 이색 투자처

이 회사가 영화라는 문화 콘텐트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투자자들의 니즈가 다변화했다는 판단에서다. 박 본부장은 “주식과 채권의 투자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체 투자처를 찾거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고액 자산가들을 겨냥한 상품”이라며 “영화의 경우 흥행 여부에 따른 수익률이 피부에 바로 와 닿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상공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투자 상품도 있다. 미국의 인컴 펀드인 ‘다이렉트랜딩펀드’와 ‘프라임메르디안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사모펀드 상품이다. 두 펀드는 미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소액 대출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수익금을 결산해 배당하는 펀드다. 말이 ‘소상공인’이지 스타벅스나 버거킹 등 대형 가맹점의 점주나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건축업자 등이 대출 대상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 7% 정도다.

 

 

항공기·부동산 사모펀드 추이

해당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JB자산운용의 이한우 상무보는 “최소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투자 문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강남 지역의 PB센터를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집중적으로 모였다”며 “미국이라는 안정적인 시장에 투자하면서 만기가 1년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낮은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부동산 등 투자 규모가 큰 대체 투자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높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항공기’란 명칭이 들어간 사모 펀드의 수는 2014년초 6개에서 이달 16일 기준 16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설정액도 2272억원 수준에서 818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11월 일본 미즈호증권과 손잡고 1조원 규모로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사의 항공기 20대를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1000억원 규모로 싱가포르 항공이 운항하는 A330-300 항공기에 투자했다. 이들은 항공기를 매입해 항공사에 장기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투자 구조에 맞게 이익금을 배분한다. KTB투자증권이 투자한 싱가포르 항공의 경우, 선순위 투자 수익률이 3~4%, 중순위가 6% 중후반, 후순위가 9%대 정도다. 다만 항공기 펀드는 현재까지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유병수 KTB투자증권 대체투자팀 이사는 “올해 안에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한 항공기 펀드 투자 상품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기·부동산 사모펀드 추이

부동산에 대한 투자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 수익을 얻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돌려주는 방식 대신 부동산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인 ‘한남 더 힐’의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부동산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자금 규모 110억원에 목표수익률은 연 4.2%다. 시행사인 한스자람이 조달한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사모펀드 위주였던 투자 상품이 공모펀드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일부터 ‘바른빌딩’에 대한 공모펀드를 모집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상품인만큼 수익의 안정성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법무법인 바른이 입주하고 있는 바른빌딩을 매입해 10년차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연간 5.8%의 수익률을 얻는 게 목표다. 최준영 이지스자산운용 이사는 “그동안 기관 투자자와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부동산 펀드에 대한 투자 기회를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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